[좌충우돌 중국차(茶)] (66) 노총수선(老叢水仙)과 노총소종(老叢小種)

수선 모수가 있는 오삼지(吳三地)에서 수선을 재배하고 있는 다원. 관목과 소교목의 품종 간 체급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보인다.
수선 모수가 있는 오삼지(吳三地)에서 수선을 재배하고 있는 다원. 관목과 소교목의 품종 간 체급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보인다.

 노총수선과 노총소종은 무이암차와 소종홍차라는 서로 다른 차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소교목형 차나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또 다른 공통점으로는 노총이라 불리는 차를 마셔보면 차나무 몸통과 가지에 핀 이끼(태선 苔蘚)의 향이 난다. 이는 녹차 벽라춘(碧螺春)의 화과간종(花果間種)의 사례에서 보이는 것처럼 차와 주위의 식물은 서로 영향을 미쳐 향기가 서로 닮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노총수선과 노총소종 두 차의 외형은 공히 일반수선과 소종홍차에 비하여 조색(條索)이 굵고 힘차며 튼실하다. 두 종류 차의 생장 환경에서 비롯되는 암차의 암운(巖韻)과 소종홍차의 산운(山韻)은 서로 구별되는 점이기도 하다.

 무이암차는 코끝으로 전해져 오는 향기도 중요하지만 차의 본질인 구감에서 오는 두텁고(醇厚), 달고(回甘), 시원함(鮮爽) 등등의 기본적인 감각에 더해 강함과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나오는(剛柔竝濟) 구감(口感)이 일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무이암차 가운데서 구감이 가장 뛰어난 차는 수선 품종이고, 수선은 일반수선과 노총수선으로 구분된다.

수선의 몸체와 가지에 핀 이끼. 차나무는 그늘지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관계로 이끼가 많이 생긴다. 관목보다 수명이 더 긴 수선의 몸통에는 비듬처럼 납작한 모양으로, 가지에는 수염처럼 기다란 모양의 태선(苔蘚)이라 칭하는 이끼가 자라고 이는 차의 향기에 영향을 끼친다.

 ☞노총수선(老叢水仙)

 노총수선은 무이암차 가운데서도 명품에 속하고, 이 차나무를 재배한 지는 이미 수백 년이 되었다. 전해오는 말로는 무이산의 축선동(祝仙洞)에서 이 품종이 발견되어 축선(祝仙)이라 불려졌다가 현지의 축(祝)과 수(水)의 발음이 같기에 후일 수선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무이산 풍경구에 있는 천심촌(天心村)이 주산지이고, 모수(母樹)는 무이산과 동목관의 중간지점에 있는 오삼지(吳三地)에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감은 수종에 따라 달라지며, 교목> 소교목> 관목의 순서로 두터움과 내포성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수선의 품종적 특징을 보자면, ▲관목이 60년 정도의 수명을 가지지만 ▲소교목인 수선은 약 백수십 년에 달할 정도로 관목에 비해 그 수명이 훨씬 길다. 따라서 차나무가 노총이라 부를 수 있는 나이에 접어들면 향과 구감면에서 일반수선과는 다른 특징을 보인다.

 첫째 향기 방면에서는 일반수선이 화향(花香) 위주이고, 노총수선은 차나무의 몸체와 가지를 덮고 있는 이끼에서 나오는 ‘약간 느끼한 듯한 이끼 향을 지칭하는 태선향(苔蘚香)’이 나온다. 둘째로 구감 측면에서는 일반수선에 비해 깊고 두터운 구감과 빠르고 긴 회감에 더해 차를 길게 우려낼 수 있는 내포성(耐泡性)까지 더해져야 한다. 축약해서 태선향과 두터운 구감 및 내포성이 노총수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시중에서는 이를 총운(叢韻) 혹은 목질감(木質感)이라고도 부른다.

 노총수선은 이와 같이 모든 무이암차 가운데 가장 두터운 구감을 보여주고, 예전과는 달리 현대에 이르러서는 ▲50년 전후의 고총(高叢), ▲80년 이상의 노총(老叢), ▲100년 이상의 백년노총(百年老叢)으로 그 수령에 따라 세분화하고 있다.

 ☞노총소종(老叢小種)

 본래의 명칭은 노총소종홍차(老叢小種紅茶)이고 줄여서 노총소종이라고 한다. 동목관의 해발 1200미터 이상의 고산지역 산림 속에서 단총(單叢)의 형태로 생장한다. 노총소종과 정산소종은 서로 비슷한 가공 방식으로 만들지만, 다른 점으로는 차나무의 모수(母樹)가 다르다는 것이다. ▲정산소종이 채엽한 찻잎을 홍차가공 방식으로 만들었고, 차나무의 종류에 대해 별다른 제약이 없는 것이라면, ▲노총소종의 모수는 대부분 50년 이상 생장한 수령이 오래된 차나무를 일컬어 노총(老叢)이라고 칭하며 그 노총을 원료로 만든 홍차가 바로 노총소종이다.

 노총소종의 경우에는 노총수선과 달리 그 수령이 50년 이상인 것을 지칭한다. 하지만 몇 년이 되었건 앞서 설명한 노총수선의 예에서 보듯이 노총소종은 일반의 소종홍차와 비교했을 때 기본적인 송연향에 더해 태선향이 있어야 하고, 소종홍차보다 더욱 두텁게 나오는 순후한 구감과 긴 내포성이라는 뚜렷한 특징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류광일(덕생연차관 원장)

류광일 원장

류광일 원장은 어려서 읽은 이백의 시를 계기로 중국문화에 심취했다. 2005년 중국으로 건너가 상해사범대학에 재학하면서 덕생연차관 주덕생 선생을 만나 2014년 귀국 때까지 차를 사사받았다. 2012년 중국다예사 자격을, 2013년 고급차엽심평사 자격을 취득했다. 담양 창평면에 중국차 전문 덕생연차관(담양군 창평면 창평현로 777-82 102호)을 열고 다향을 내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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