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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유감]같은 말 다른 뜻
김서희
기사 게재일 : 2017-08-23 06:05:01
 같은 말 다른 뜻. 중의적 표현. 이 말을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먼저 요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음악의 장르인 힙합(hiphap)이다. 힙합에서는 동음이의어나 발음이 비슷한 단어를 사용하여 하나의 가사에 중의적 표현의 가사를 만드는 스킬이 있다. 이를 힙합에서는 ‘펀치라인’이라고 부른다. 본래 펀치라인의 뜻은 펀치를 맞은 것처럼 강한 충격을 주는, 일명 ‘촌철살인’의 가사를 뜻하나, 거의 대부분 동음이의어를 활용하여 가사를 쓰기 때문에 그 뜻으로 굳혀졌다. 나는 힙합에 일가견이 없지만, 이런 스킬을 알고 난 뒤 재치있는 가사를 발견하는 재미 덕분에 힙합을 즐겨듣게 되었다. 더구나 요즘에는 단순히 랩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세련된 멜로디와 R&B, 패션이 결합해서 그야말로 새로운 세대(신세대)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

촌철살인 가사·리드미컬한 묘미

 두 번째로 떠오르는 건 소통의 어려움이다. 인터넷 기사나 SNS 등 젊은층의 유입이 많은 매체에서는 중의적인 표현을 활용한 유머 코드가 난무한다. 그리고 이런 문화에 적응이 느리면 종종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약 10년 전, 그러니까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만 하더라도 세대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서 세대 간 소통을 방해한다는 푸념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문화적 세대의 구분이 더욱 세밀해지는 동시에 모호해지고 있어, 한 세대 안에서도 향유하는 문화의 차이에 따라 소통하는 방식이 다르다. 단순히 중의적 표현을 사용한다고 해서 소통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사용하는 문맥과 문화적 배경, 매체의 특징을 뛰어넘어 텍스트 그 자체로 문장을 해석하는데 분명한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 같다. 때문에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이라도 어떤 글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 꼭 그 글의 출처와 문맥을 간략하게 설명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그리고 이 제안을 서로 실천하면 이 란에서 이야기하는 중의적 표현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해결할 수 없는 중의적 표현의 문제가 있다. 중의적 표현하면 떠오르는 마지막은 다음과 같다. 우선, 어떤 문제인지 말하기에 앞서 예시를 몇 개 들고 싶다. 첫째는 최근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비정규직 노동자인 학교급식 조리원을 대상으로 “밥하는 아줌마”라는 표현을 사용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해당 표현을 비하의 의미로 받아들였고, 이에 대해 강한 비판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밥하는 아줌마들 속 뜻은 어머니”를 뜻한다며, 비하의 의미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두 번째는 자유한국당의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충북에서 발생한 수해상황 속에 연수를 떠나 여론에 비난을 받자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는 발언을 해서 더 큰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한 해명으로 본인은 “레밍 신드롬을 말했지만 국민을 빗댈 의도는 없었다”며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중의적 표현의 문제는 이 지점에 있다. 또 필자가 중의적 표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이를 중의적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논란의 주인공들이 해명한 내용을 존중하여 대중의 이해와 다른 의미로 위의 표현을 했다고 인정했다고 하고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정치인의 그릇된 표현의 폐해

 모든 국회의원이 사회의 약자의 편을 들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할 수는 없다. 그들이 속해있는 당이 애초에 약자의 편보다는 중산층이나 기득권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득권층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보아도 그들은 무능력하다. 대중과 통하지 않는 막말을 함으로써 본인이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달하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언주 의원이나 김학철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흐름에, 정작 급식 조리원과 학교 방침의 싸움, 수해 지역에 필요한 조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뒷전으로 밀려버렸다. 사회의 건전한 논쟁을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변질시키며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 국회의원들의 막말은 다른 중의적 표현과 달리 없어져도 될 중의적 표현이 아닌가 싶다.
김서희<전남대학교 공과대학 환경에너지공학과 일반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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