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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꼬집기]지역과 정치 혁신의 출발점
김현영
기사 게재일 : 2017-12-18 06:05:01
 혁신의 출발점은 자기 성찰로부터다. 지역정치 혁신의 시작점을 찾기 위해서는 지역정치의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 광주 정치의 현실은 특정정당의 전유물(?)로 추락한지 오래됐다. 물론 한국의 민주주의의 메카로 광주 정치의 성과를 무시해선 안 된다. 다만 이러한 명분을 악용하는 특정정치세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또한 광주의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

 촛불로부터 발화된 민심이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관심과 요구로 승화되고 있다.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이 현실 정치가 지속화되면 될수록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민의를 대변하기보다 자신들과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위한 활동에 전념한 결과이다. 사인간의 사업이 아닌 국가를 상대로(이는 곧 국민을 상대로 하는) 특정세력과 자신들을 위한 장사를 거듭한 결과이다.

 대의 민주주의의 보완으로, 또는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민주주의제 도입을 검토해 볼 수 있으나, 오늘의 민주주의 제도하에서 직접 민주주의 자체로 정치를 혁신하기엔 한계가 있다. 모든 시민이 주권자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하지만, 모든 이들이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은 가능하지도 않고, 사회의 모든 부분이 정치화된다고 해서 성숙된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성 가진 세력들의 조직화

 대의제 민주주의 한계를 명확히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어차피 각성된 시민들의 힘에 의해 완성될 수 있다. 민의를 대변하는 사람을 선출하는 것, 그 대변인들이 엘리트 위주의 특정한 세력만이 독점할 수 없도록 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구축하는 것, 전문성을 가지고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인을 선출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시민들의 주권의식 향상과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세력으로 자리매김돼야 한다.

 중앙에 귀속된 특정정치세력이 지역의 대표성을 갖는 현실은 인정하기 어렵다. 지역의 대표성이 특정한 정당의 형식으로 대변되는 것은, 그것도 여러 해 동안 지속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보다 부정적인 요소가 훨씬 크다.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 또한 조직화된 시민세력이고, 그 세력을 지원하는 주권자이다.

 혁신을 추동하는 것은 정체된 내용 극복과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다. 변화된 시대적 흐름은 절차적 민주주의와 한정되고 금지된 욕망의 시대와는 질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치분야 보다 문화분야에서 문화적 감수성의 진화는-물론 소비적 욕망으로써의 감수성을 인정하고-이론적 해석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다양성을 통한 사회 변화에서 권력의 둔탁한 옷을 차려입은 정치는 퇴물로 취급받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중앙정치에 귀속된 지방정치는 중앙의 방침과 의지에 따라 움직이며, 그 성과 또한 중앙으로 귀속됨으로 인해 구태의연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룡같은 몸집으로 비대한 각 정당은 수도권과 지역간의 편차로 인해 각각의 이해 요구를 모두 수렴할 수 없다. 또한 하나의 정당 안에서 모든 지역 모든 세력들간의 이해 요구를 수렴하고 정책화하는 것의 거의 불가능하다 하겠다. 때문에 현실 정치에서 여야의 정책적인 구분은 찾아보기 힘들며, 다만 기득권세력 중 각각의 친소관계에 따라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생산되고 집행되는 구조로 정치가 소비되고 있다.

 지역정치의 다양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중앙당의 귀속으로 자유로운 지역정당을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현 지역정치에서는 특정정당이 독점하는 정치구조를 탈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초의원 선거구는 그 중선구제의 취지에 맞게 3~4인 선거구제를 확대해야 하며, 국회의원의 선거구에 귀속된 시의원선거구제의 재편도 필요하다. 또한 지방정치의 혁신을 위해 지역정치의 책임과 권한을 구체화할 수 있는 지역 분권이 필수적이다.

 주권자로서 시민성의 확보야말로 지역 정치혁신의 핵심 포인트이다. 주권의식을 가진 시민성으로 지역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절박감이 필수적이다. 민주화의 성지라 일컫는 우리 지역이 중앙무대에서 보수세력을 막아내는 핵심적 정치세력의 선봉대로서의 역할에만 머물러 있다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중앙앙 예속 벗어난 지역정당 필요

 다양한 요구를 실현하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민주주의의 제도하에서 하나의 정치적인 맥락으로 중앙정치무대에 복속된 지역정치의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수-진보의 세대결 정치에 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수세력에 대한 인정 문제라기 보다 진보적 정치성향에 대한 사명감으로부터 벗어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권자로서의 시민성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각 정당에서는 지역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 다양한 요구를 수렴하기 위한 창의적 방법의 구현이 필요하다. 참여와 감시의 시민성의 확보를 위해서는 거버넌스, 협치와 같은 방식을 통해 시민들이 민-관-정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다만 이와 같은 방식이 정책의 생산과 참여의 모델에 그치면, 지역정치의 혁신은 일회성, 그리고 지방정부나 행정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보충재와 같은 역할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주권자로서의 시민성을 가진 세력들의 집단화,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시민사회단체가 그와 같은 역할을 표방했으나, 오늘에 와서는 자체 역량의 한계에 도달했다. 오히려 시민단체가 주권자로서의 시민성 회복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지경에 도달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을단위의 활동가, 사회적 경제분야에서의 다양한 활동가, 복지현장의 활동가들을 적극적으로 포괄하고, 그들의 요구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 자체의 역량 강화와 주체로서의 시민들의 힘을 비축해야 한다.

 지역정치의 혁신은 오직 정치를 표방하는 정당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를 업으로 하는 사람, 지방정부를 이끌어 나가는 행정 관료, 지역민의 의견을 실현하는 시민단체, 그리고 지역의 주권자인 시민들이 더욱 견실한 세력으로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야 하며, 다양한 협상과 토론을 통해 상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지역정치의 혁신, 민주주의는 심화될 수 있다.
김현영<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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