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광주에 온 세월호 가족 도보행진단을 맞이해 광주시민들이 5·18민주광장에서 `진실마중 한마당’을 열었다.
광주서 도보행진 “끝까지 함께” 호소
“304명 죽음 헛되지 않도록 하는 게 남겨진 사명”

 “많이 힘들고, 지치고. 무엇보다 저희는 마음이 너무도 아픕니다. 그러나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가족이 죽어야만 했는지, 왜 국가는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는지 알아내고 밝혀내야 하기 때문이에요.”

세월호 가족 도보행진단은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진도 팽목항으로 향하는 450㎞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26일 안산에서 출발한지 14일만에 광주에 왔다.

2학년7반 찬호 아빠,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이하 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8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진실마중 한마당’에서 광주시민들에게 ‘세월호 가족’들의 심경을 전했다.

전 위원장은 “저희는 진상규명의 첫 걸음이 될 세월호 선체의 온전한 인양과 남은 9명의 실종자들을 모두 가족의 품으로 되돌리길 염원하며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며 “찬 바람 맞으며, 다리가 퉁퉁 부어오르고, 물집이 잡힌 발에서 피가 나더라도 우리 가족들은 묵묵히 이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의 진실이 뭔지 밝히고, 그로 인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을 통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304분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2015년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발족해 진상규명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해이기도 하다”면서 “그러나 출범 소식이 아닌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저희 마음은 참담하다”고 털어놨다.

지난 1월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 수석 부대표는 특별조사위원회가 ‘세금도둑’이라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선은 “정부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여기지 않고, 정부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진상규명에 소극적인 새누리당의 모든 태도가 세금도둑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 위원장은 “실종자 완전수습, 진상규명을 통한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국가가 앞장서지 않으면 저희와 여기 계신 국민들이 앞장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저희와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시민들에 호소했다.

이번 광주 도보행진에는 세월호 침몰 사고 생존 학생 20명과 학부모들도 함께 했다. 세월호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 장동원 씨는 이날 학생들을 대표해 “너무 많은 분들께서 저희를 반겨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아이들이 많이 힘을 낼 거라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아이들이 많이 힘들지만,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다’고 해서 부모님들과 함께 하게 됐다”면서 “14일 진도 팽목항에서는 더 많은 아이들이 결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씨는 “누가 아이들(생존 학생들) 괜챦냐고 물어볼 때가 있는데, 절대 괜찮지 않다”며 “그래서 더더욱 많은 격려와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국민의 힘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월의 노래 중에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라는 가사가 있다. 책임자가 처벌받지 않고 참사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채 4월이 오면 저희 가족협의회 부모들 가슴에도 붉은 피가 솟을 것”이라면서 “돌아오지 않은 실종자들을 가족의 품에 되돌리는 길에 광주시민 여러분이 힘차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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