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연계 도입, 북구~광산구 잇는 도심교통 기능
열차 체계 속 배차 확대·버스 등 대중교통 연계 과제

▲ 20일 광주송정역에서 광주역으로 출발을 대기하고 있는 셔틀열차. 고속열차 이용개뿐 아니라 이동을 목적으로 열차를 타는 시민들도 만날 수 있었다.
 “빠르긴 하네. 요금만 조금 싸면 타고 다닐만 하겠구만.

 지난 19일부터 무궁화호 열차 1대가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을 오가고 있다. 셔틀열차다.

 하루 왕복 30회, 1시간에서 최대 2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이 열차는 광주역과 광주송정역만을 오간다.

 광주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광주송정역에 도착하면, 조금 있다 승객을 태우고 다시 광주역으로 되돌아간다. 먼 거리를 이동할 때나 타던 열차가 광주 도심을 ‘여행’하는 것.

 20일 광주송정역에서 광주역으로 출발한 셔틀열차를 직접 타보니 아직 승객이 많진 않았다. 기관사 말로는 “보통 3명 정도 탄 것 같다”고 했다.

 본 기자가 탄 열차에는 6명 정도가 탑승했다. KTX를 타고 광주송정역에 내려 광주역으로 이동하려는 사람뿐 아니라 단순히 ‘이동’을 목적으로 셔틀열차를 탄 승객도 있었다.

 “신가리(신가동)에 가려는데 셔틀열차가 다닌다고 해서 몇 사람이랑 같이 열차를 타봤다”며 중간 정차역인 극락강역에서 내리는 승객들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광주역에서 광주송정역으로 이동하는 열차엔 승객들이 더 많이 보였다. 그래도 ‘몇명’ 안 됐지만, “고속열차 타러 광주송정역에 간다”는 한 북구주민은 “때마침 셔틀열차 시간이 맞아 타보게 됐다”며 “시내버스보단 확실히 빠르고 편하다”고 말했다.

 광주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극락강역에 정차했을 때 열차에 탄 이왕희 씨는 “열차 한 번 구경할라고 탔다”고 했다.

 셔틀열차는 기본적으로 고속열차 이용객들의 편의를 증대시키기 위해 운행이 추진됐다. 이에 운행시간도 고속열차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짜여졌다.

 배차간격이 1시간, 2시간으로 들쭉날쭉한 이유기도 하다.

 시작한 취지는 ‘셔틀열차’였지만, 이날 열차에서 만난 시민들의 말처럼 ‘이용목적’은 다양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기존 대중교통 체계로는 이동시간이 걸리는 광주역~광주송정역을 불과 16만에 연결한다는 강점이었다.

 옛 광주 교통의 중심과 새롭게 부상한 교통의 중심을 빠르게 연결하는 또 하나의 도심교통 수단이 등장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는 것이다.

 시내버스로 광주역~광주송정역을 이동하려면 보통 50분 정도가 걸린다. 두 역을 직접 연결하는 노선도 많지 않다. 그렇다고 택시를 타자니 1만 원 가량 나오는 택시비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셔틀열차 운임은 2600원(어른 기준, 무궁화호 기본요금, 극락강역에서 내려도 2600원)으로 시내버스나 지하철에 비해선 비싸긴 하나 셔틀열차는 정시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용하는 입장에선 운행시간만 잘 맞춘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셈이다.

 시내버스가 끊기는 저녁 11시~자정에도 운행하는 열차가 있기 때문에 광주역이나 광주송정역 근방으로 저녁 늦게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선 `구세주’가 될 수도.

 이와 관련해 광주역 출발 셔틀열차는 첫차가 새벽 5시, 막차가 저녁 11시52분이고 광주송정역 출발 첫차는 새벽 6시2분, 막차는 0시30분이다.

 광주역~광주송정역을 잇는 열차가 `셔틀’의 기능을 넘어 도심을 오가는 시민들의 `편리한 발’로서도 역할을 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다. 고속열차 출발·도착 시간 등 기존 철도운행체계 안에서만 운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배차간격을 줄이거나 운행 열차를 늘리는 게 어렵다. 광주역~광주송정역 구간은 단선이다보니 다른 열차 운행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셔틀열차’라는 태생이 가진 한계다.

 KTX 이용객은 어른 900원, 어린이 400원, 경로 600원으로 할인이 되지만 셔틀열차 이용 후 시내버스나 다른 교통수단과는 연계 환승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광주역이나 광주송정역 이동 후 최종 목적지로 이동해야 하는 이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예상보단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광주시가 `직접 운영’해야 하는데, 이는 비용부담이 걸림돌이다.

 코레일이 운영하되 시가 연간 12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한 현재도 광주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5억 원이 삭감돼 앞으로 1일 800명 이상의 이용 수요가 확보되지 않으면 셔틀열차 운행을 재검토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개통 초기 단계에서는 홍보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이용객들 머리 속에 셔틀열차가 인식될 수 있게 광주송정역, 광주역을 중심으로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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