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남쪽·너릿재 등 GPR 조사 결과 주목
5·18재단 “결과따라 발굴지역 정밀하게 확대”

▲ GPR(지표투과 레이더)를 활용해 5·18암매장 의심구역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중항쟁 당시 희생자들을 암매장한 곳으로 지목된 옛 광주교도소(북구 문흥동) 내 발굴조사 확대 여부가 이르면 20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5·18기념재단(이하 5·18재단)에 따르면, 지난 15~16일 광주교도소 내부 남쪽지역, 전 교도소 관사 주변, 교도소 북쪽 담장 밖 2구간 발굴 예정지(두 번째 40m 구간), 화순 너릿재 인근 도로 등을 대상으로 GPR(지표투과 레이더) 탐사가 이뤄졌다.

 GPR 장비는 국내에 하나 밖에 없는 장비로 알려졌다.

 5·18재단은 5·18 당시 광주교도소에 주둔한 제3공수여단 이모 병장의 증언(교도소 남쪽지역에 5월22일 새벽 시신 5구 매장)에 따라 현재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북쪽의 정반대편에 있는 남쪽지역을 대상으로 GPR 탐사를 추진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재소자 출신의 시민, 계엄군의 약도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발굴지역을 특정할 수 있었던 북쪽 담장 밖 지역과 달리 남쪽은 증언만 있고, 지형 자체도 숲이 우거져 첨단장비 활용이 불가피했다.

 다만, GPR은 유해발굴 전문 장비는 아니다. 지하에 매장물을 탐사하는 장비로 지형이 안정돼 있지 않거나 매립토가 높은 지역의 경우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5·18재단은 “만일 시신들을 관으로 묻었을 경우에는 비교적 확인이 용이하나 관을 사용하지 않고 가마니로 싸서 묻었다는 등의 제보대로 묻었을 경우 흙과 유해가 뒤섞여 GPR로 탐지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그럼에도 바늘 하나라도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GPR을 조사에 활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장비를 보유한 업체도 암매장 발굴 조사의 의미를 고려해 “의미있는 일에 함께 하고 싶다”며 비용을 받지 않고 재능기부로 도움을 줬다.

 이에 5·18재단은 당초 하루만 조사를 하려던 것을 “확인 필요한 곳이 있으면 다 해보자”고 해 화순 너릿재까지 GPR 조사를 진행했다.

 화순 너릿재 인근은 굴착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마대 자루를 묻는 군인들과 자루 밖으로 나온 시신의 머리를 봤다는 제보가 있었던 곳이다.

 제보된 지역이 도로로 편입됐을 가능성도 고려해 너릿재 인근 도로까지 조사를 마쳤다.

 업체는 지난 17일부터 조사 결과 분석에 들어갔다.

 땅 속의 변화를 3D 방식으로 분석을 하는데 5·18재단은 “GPR 조사 정보분석 결과는 20일 전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지층에서 시신을 매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확인될 경우 추가 발굴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GPR 조사 결과가 광주교도소 5·18암매장 추정지 발굴조사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18재단은 “자료 분석이 끝나면 해당 장보를 현재까지 입수한 진술정보와 통합해 발굴조사 지역을 보다 정밀하게 확대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5·18 이후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광주사태 진상조사’에는 광주교도소에서 27명(보안대 자료에는 28명)의 시민들이 사망했다고 기록됐다. 하지만 실제 수습된 시신은 11구에 불과해 5·18기념재단과 5·18단체들은 적어도 16~17구의 시신이 버려졌거나 암매장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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