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요구에 “차기 상임이사 공모 응하지 않겠다”
“사실 관계 정확 모르는 문제제기, 안타깝다” 작심

▲ 5·18기념재단 김양래 상임이사가 21일 재단 시민사랑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5·18기념재단(이하 5·18재단) 김양래 상임이사가 시민사회의 사퇴 요구에 대해 “차기 상임이사 공모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임기 만료와 함께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

그러면서 김 상임이사는 5·18재단을 향한 시민사회의 문제제기를 두고 “정확한 사실관계도 모르고 하는 무차별적인 공격”이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상임이사는 21일 오전 5·18재단 시민사랑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영진 전 이사장의 사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준비해 온 입장을 밝히기 전 김 상임이사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광주에서 계속 벌어지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오늘 말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기회가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해 말씀을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선 김 전 이사장 사퇴와 관련해선 “지난 19일 김 전 이사장이 보내온 사임서에는 ‘일신상의 이유’만 적혀 있었다”며 “본인에게 가해지는 ‘밀실 선출’, ‘정치인 출신’ 등의 시민단체 공세에 큰 부담을 가져 더 이상 이사장직을 수행할 수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상임이사 자신은 지난 15일부터 진행 중인 차기 상임이사 공모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상임이사 임기는 23일까지다.

그는 “저는 지난해 9월 광주시민사회단체 대표들로부터 사기, 횡령,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며 “이와 관련해 두 차례에 걸쳐 경찰 조사에 임했고, 검찰에서 사건에 대한 처분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부터 검찰의 처분이 완료되지 않고는 공모에 응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김 상임이사는 “해당 혐의와 관련해 형사적인 책임이 따른다면 마땅히 따라야 할 것이다”면서도 “아직까지는 제 스스론 개인적인 비리나 제가 감당해야 할 될 정도로 잘못된 판단이 있었는지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자부했다.

최근 성명서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5·18재단의 혁신과 더불어 김 상임이사의 즉각 사퇴와 현재 진행중 인 공모 중단을 요구한 시민사회에 대해선 “정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김 상임이사는 “시민단체는 지난해 1월 광주시에 5·18재단의 특별감사를 요청했고, 일부 시정 요구를 권고 받아 이를 반영하는 등 행정절차를 개선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지난해 9월 저와 전임 이사장, 직원 등 9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같은 문제 제기를 이사장 선출, 상임이사 공모에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며 “시민단체는 자신들이 요구한 감사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검찰 고발의 결과가 통보되기도 전에 집요하게 5·18재단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광주시 특별감사와 관련 “감사 과정에서 광주시 감시위원회로부터 ‘시민단체 관계자가 5·18재단 결재문서를 노트북에 파일로 가져와 설명했다. 5·18재단 문서보완에 대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이는 5·18재단의 결재문서가 부당한 방법으로 유출된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이에 대해 수사요청 등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상임이사는 “시민단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오해라고 생각해 설명하면 풀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분들(시민단체)은 처음부터 저하곤 대화할 생각이 없었다”며 “시민단체는 자꾸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뭘 잘못했는지 들은 적도 없고, 이야기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단체가 5·18재단이 시끄럽다고 하는데 누가 시끄럽게 하고 있냐”면서 “정작 5·18 당사자나 관련된 사람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저보고 정의롭지 못하다, 부당하다고 하면 받아들이겠는데 이런 분들이 저를 직접 공격한 일은 아직 없다. 이거야 말로 아이러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또 “시민단체가 사실 관계를 정확히 봤으면 좋겠다”며 “5·18재단은 국고를 사용해 시간 외 수당이나 연차도 주지 못하는데, 그걸 근로기준법 위반으로만 잡아 넣는다. 5·18재단이 처한 운영상의 구조나 한계는 지적하지 않고 ‘안 준 것’만 따지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5·18재단이 굉장한 비리가 있을 것 같지만 사실 별 게 없다”며 “행정적으로 부족하고 미숙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김 상임이사는 지만원, 전두환을 상대로 한 5·18왜곡 대응, 암매장 발굴 조사 등 진상규명 노력, 5·18자료 수집 등 그간의 성과를 나열하며 “5·18재단은 열심히 일했다”며 “5·18재단이 흔들리지 않도록 이제는 시민들이 도와달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악순환이 계속돼선 안 된다. 북돋아줘도 부족한데 무책임하게 밟는 것도 한도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학살에 가까운 정도로 공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상임이사에서 물러나더라도 5·18재단 이사로는 역할을 할 것 이다”며 “(5·18재단 문제와 관련해)공개적이고 객관성이 담보된 자리라면 개인 자격으로라도 적극 나가서 토론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5·18재단 이사회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장 사퇴 문제와 상임이사 공모 문제를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시민사회와의 갈등을 풀지 못할 경우 이사장·상임이사 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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