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민간공항 ‘조건 없는 통합’ 결단에
전남도 “군공항 전남 이전 공감, 적극 협력”

▲ 이륙하고 있는 전투비행기.<광주드림 자료사진>
광주시와 전남도가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통합을 공식 합의하면서 광주 군공항 이전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전지역의 반발이라는 최대 과제를 안은 광주시에 전남도가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올해 안으로 국방부가 예비후보지 발표와 이전후보지 선정 절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역 최대현안인 군공항 이전이 가시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20일 전남도청에서 민선7기 첫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를 열고,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전남도가 군공항의 전남지역 이전에 대해 공감대를 밝혔다는 점이다.

이는 앞서 발표된 광주 민간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의 통합 합의가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위원회 개최 이전에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산 무안군수 등은 20일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1년까지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키로 했다.

2007년 개항 이후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어온 무안공항이 광주공항과 통합하면 연간 200만 명 이상의 항공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광주시와 전남도는 예상하고 있다.

민간공항 통합에 따른 대중교통 연계망 정비, 노선버스 증편 등 접근성 개선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식으로 두 민간공항의 통합을 선언한 순간이다.

두 공항의 통합은 2006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고시한 ‘제3차 공항개발 중장기 계획’, 2016년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됐던 사안이다.

다만, 여기엔 군공항 이전이라는 조건이 달렸었다.

민간공항은 갖고, 군공항만 이전하려는 광주시와 군공항은 받지 않으려는 전남도의 입장차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그간 두 민간공항의 통합 논의는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변화가 생긴 것은 민선6기 막판이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노선에 무안공항 경유가 포함되면서 당시 윤장현 시장이 광주공항의 무안공항 이전을 시사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받은 이용섭 광주시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당선인 시절 광주혁신위원회를 통해 광주 민간공항을 조건 없이 무안공항으로 이전·통합하겠다고 밝혔던 것.

광주시의 결단에 전남도도 군공항 이전에 대한 적극 협력을 약속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날 김영록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군공항 문제도 각 지자체들과 적극 협력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광주시와 전남도는 상생발전위원회 발표문에 “광주 민간공항이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한다면 군공항도 전남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공감하고, 전남도는 이전 대상 지자체, 국방부, 양 시·도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이전지역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군공항이 조기에 이전되도록 적극 협력해 나간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광주시는 자체 용역을 통해 전남 4개 시·군 6개 지역을 군공항 이전 후보지로 국방부에 건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는 국방부는 복수의 예비후보지를 선정하고, 이를 토대로 해당 지자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이전후보지를 선정하게 된다. 이 과정엔 이전지역 주민투표가 포함돼 있다.

광주시는 “전남도가 군공항 이전에 적극 협력해준다면 이전후보지 선정 과정에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국방부의 작전성 검토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비후보지가 발표되면 각 지자체들과의 협의가 본격화된다. 이때 전남도의 지원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하반기 중 예비후보지를 발표하고, 연말 안으로 이전후보지를 선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비후보지의 숫자, 해당 지자체들과의 협의 상황에 따라 이전후보지 선정 시기는 좀더 늦춰질 수도 있다.

한편, 지난 2013년 4월 제정된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방부가 추진하는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은 광주시가 신 군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국방부가 종전부지를 광주시에 양여해 시가 이곳을 개발해 얻은 수익으로 이전 사업비를 충당하는 ‘기부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총 사업비만 5조7480억 원(신공항 4조791억 원, 지원사업 4508억 원, 종전부지 8356억 원, 금융비용 3825억 원)에 달한다.

재정이 열악한 광주시는 ‘기부대 양여’ 방식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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