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시의회 정종태 내정자 인사청문회
“재건축 예정 아파트 매입”에
후보자는 “구조조정”
 

▲ 23일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실에서 열린 김대중컨벤션센터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광주시의회 제공>
 김대중컨벤션센터 정종태 사장 내정자가 재건축이 예정된 아파트를 잇따라 매입하고, 기부에 인색한 것 등이 광주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지적을 받았다.

 23일 광주시의회 김대중컨벤션센터 사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이하 인사특위)는 시의회 5층 예산결산특별위원회실에서 정종태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이정환 의원은 정 내정자의 ‘아파트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정 내정자가 1995년 서울 방배동의 한 아파트에 입주해 10년 정도 살다가 2005년 말 대치동의 A아파트를 매입했는데, 정작 정 내정자는 2007년 미국 시카고로 발령을 받아 한국을 떠나있게 됐다.

 2010년 귀국해 A아파트에서 1년 반 정도를 거주했는데, 이 아파트는 얼마 안 있어 재건축에 들어갔다. 재건축이 완료되고 2015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곳에서 살던 정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다시 다른 B아파트 매입에 나섰다.

 이 의원은 “B아파트 역시 재건축을 앞둔 대표적인 곳 중 하나다”며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값이 나가는 상황에서 굳이 B아파트를 사려 한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정 내정자는 B아파트의 재건축 예정 사실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뒤 “재건축 이후 현재 사는 아파트와 B아파트의 값 차이가 난다”며 “그 차액을 가지고 아들 장가도 보내고 노후 대비 등을 하려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싼 아파트로 가려는 것이다”고 밝혔다.
 
 ▲“고액 연봉자임에도 기부 실적 저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내정자가 계속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를 사는 것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정 내정자가 B아파트를 매입한 뒤 정작 이전 소유자에게 다시 전세를 내준 사실도 확인됐다. 정 내정자는 “이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았는데, 매입 과정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정서적으로 불안해 당분간 B아파트에서 계속 거주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불가피하게 전세를 줬다”고 해명했다.

 이로 인해 정 내정자는 C아파트를 전세 계약해 거주하게 돼 일시적으로 1가구 2주택자가 된 상태다. 정 내정자는 “지난 3월 등기이전 등을 다 마쳤고, 본인 소유 주택을 팔아 1가구 1주택으로 회복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나윤 의원은 정 내정자의 큰 아들의 취업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정 내정자의 큰 아들이 2015년까지는 현대자동차 유럽법인에 있다가 2016년부터 국제이스포츠연맹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정 내정자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유럽에서 근무하다 2015년 코트라 주관 ‘코리아브랜드 한류박람회’ 행사에서 한중이스포츠 국가대항전이 개최됐고, 이후 정 내정자의 아들이 국제이스포츠연맹 팀장으로 가게 돼 시기상으로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된다”는 것.

 정 내정자는 이에 대해선 “유럽본부장으로 일할 때 저는 독일에 있었고 2015년 열린 행사는 파리에서 열련데다 코트라와 국제이스포츠연맹은 관련도 없다”며 자녀 취업에 대한 “영향력 행사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최영환 의원은 정 내정자가 이용섭 시장과 이전에 사장 공모를 논의했는지를 물었다. 정 내정자는 이 시장이 “같은 대학, 고향 선배”라고 했지만 사장 공모와 관련해 “직접 만나거나 연락하진 않았다”고 부인했다.
 
 ▲“1주차장에 2센터 건립·‘김대중포럼’ 추진”
 
 조석호 의원은 정 내정자가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코트라에 입사해 사실상 30년 넘게 광주를 떠나있어 지역 인적네트워크 등이 취약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학실 의원은 ‘고연봉’을 받은 정 내정자의 기부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정 내정자는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제가 받은 혜택에 비해 사회 기여나 봉사실적이 미약하다고 느낀다”고 말
했다.

 정 내정자는 이날 김대중컨벤션센터의 경쟁력 확보와 차별화를 위해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벤치마킹한 ‘김대중포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김대중컨벤션센터 가동률이 70%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2센터가 필요하다”며 광주시가 노인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제1주차장 부지에 2센터를 건립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노인회관 건립 재검토’를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김대중컨벤션센터는 역대 모든 사장이 코트라 출신이었다. 정 내정자 역시 전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이후 1984년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입사해 오스트리아 빈, 미국 시카고 등에서 무역관장으로 일했고, 코트라 운영지원처장 등을 역임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를 마친 인사특위는 31일 정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할 예정이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