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가동 중…시간당 약 100kw 생산
시민 267명 출자…년 2500만 원 수익 예상

▲ 광주 광산구 진곡산단 내 그린카진흥원 옥상에 설치된 광주 시민햇빛발전소 1호기.
 “전기를 만들어 돈을 벌어보자”는 생각, 가능할까? 국가적 이야기일 것만 같던 전기를 만드는 ‘발전’이 시민들의 사업수단이 되는 ‘시민발전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쏠린다.

 실제 광주에도 시민 270여 명이 출자해 만든 ‘햇빛발전협동조합’이 발전소를 마련해, 태양광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기존의 발전 방식,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원자력발전, 길다랗게 이어지는 송전망, 에너지 독점… 이같은 문제들에서 벗어나 시민이 에너지주권을 찾고 수익도 가져가는 새로운 ‘사업’이 등장한 것.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였던 15일. 광주그린카진흥원 옥상에 마련된 광주시민햇빛발전소 1호기는 열심히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발전량을 체크하는 태양광 접속반은 600볼트, 60암페어를 가리키고 있었다.

 발전소에 사람은 없었다. 설비들은 정기적인 점검만 이뤄지면 자동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수익의 3~5% 배당금 지급 

 옥상면적 590제곱미터를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태양광발전설비는 시간당 약 100킬로와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규모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12만6000킬로와트를 생산해내는 양인데 4인 기준 가족 25가구가 1년 동안 소비하는 전력사용량과 같은 양이다.

 광주시민햇빛발전소 1호기는 지난 2월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2015년 6월 ‘햇빛발전협동조합’이 결성돼 출자금을 마련했다. 초등학생, 대학생, 주부, 시민활동가 등 267명의 시민이 적게는 5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출자금을 모은 돈이 1억7천만원. 이걸로 발전소가 건립됐다.

 이렇게 마련된 발전소는 큰 무리없이 안정적으로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3월엔 1만4000킬로와트, 4월엔 1만5000킬로와트, 5월엔 1만6000킬로와트를 생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는 SMP방식을 통해 한전에 판매하거나, 전력거래소 판매, 장기 전력판매계약 등의 경로로 판매돼 수익을 얻게 된다.

 광주시민햇빛발전소 1호기의 발전용량을 감안하면, 1년에 약 2500만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익은 운영비, 행정비용, 적립, 2호기 건립, 10년 뒤 있을 출자금상환 대비 등에 쓰여지게 된다.

 출자금을 낸 조합원들에게는 2년 후 총회에서 배당률을 정한 뒤 수익에 따른 배당금이 돌아가게 되는데, 수익의 3~5%선에서 배당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햇빛발전협동조합 김종필 사무국장은 “햇빛발전소의 수익성은 많이 투자한 조합원의 경우 꽤 많은 수익을 얻을 정도로 괜찮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조합원이 늘고 추가 발전소가 설립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2호기 준비중 “행정지원 더 필요” 

 이어 “시민햇빛발전소는 에너지에 대한 시민의식 고취,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환경운동, 시민들이 대안에너지 생산의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서울시의 경우는 FIT방식을 통한 소규모 신재생에너지사업자를 지원하고 있는데 광주도 큰 기업의 투자만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소규모 발전에 대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FIT방식이란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말하는데 발전사업자에 직접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해 중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FIT방식을 도입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견인했지만, 재정부담이 높아 2011년 말 폐지하고 500메가와트 이상 대규모 발전사업자에게 신재생에너지 발전 의무량을 강제하는 RPS(공급의무화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제 자리잡은 1호기에 이어 광주햇빛발전협동조합은 ‘2호기’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엔 한국에너지재단의 지원으로 사업비를 확보하게 됐지만 부지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현재 상황에선 수익성 문제 때문에 공공부지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광주시가 신재생에너지를 육성하려고 한다면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는 사업자들에게 가능한 공공부지를 소개하는 지도 등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을 써준다면 지역 신재생에너지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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