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숭실대 청소노동자들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대신 초단기 근로장학생 꼼수”

“대학캠퍼스는 알바천국이 아니다. 초단기 근로장학생 알바꼼수 중단하라.”

대학 청소노동자들에게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연세대·고려대·울산대 등 최저임금이 오르자 정년퇴직한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자리를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대체하는 대학교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동국대·숭실대의 청소노동자들이 같은 이유로 학교 측의 인원감축에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동국대·숭실대시설관리분회(이하 일반노조)는 15일 오후 동국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이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들의 빈 자리에 신규채용이 아닌 초단기 근로장학생을 사용하려 한다”고 성토했다.

일반노조에 따르면 지난 1월2일,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 신규 채용 예정자 8명이 출근을 못하고 있다.

일반노조는 “2017년 12월31일자로 8명이 정년퇴직을 하고 새해 2018년 1월2일자로 8명의 청소노동자 채용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대학측과 용역회사(삼구아이앤씨)는 인건비 인상이라는 이유로 정년 퇴직자 인원만큼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우리 노조측에 통보를 했다”고 전했다.

일반노조는 “지난해까지 동국대 청소 노동자 총 86명이 교내 미화 업무를 담당해 왔지만 현재 8명을 감축한 상태로 78명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동국대학교 측은 그 빈자리를 ‘근로장학생’이라는 명목으로 시급 1만5000원 하루 2시간짜리 초단기 알바자리로 채우려고 학교 홈페이지 공고를 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숭실대학교 역시 올해 청소노동자 11명이 충원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숭실대학교 역시 11명 정년퇴직자 미화 업무를 기존 청소 노동자들이 온전히 분담해서 하는 바람에 청소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심하다”면서 “출근시간인 오전 6시에 출근해서는 청소를 도저히 끝낼 수 없는 상황이기에 1~2시간씩 일찍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미 지난 2017년 초에도 미화담당 청소 노동자가 25명이 정년 퇴직을 했지만 단 1명도 충원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또 11명이 충원되지 않았다.

노조는 “청소노동자 인원을 구조조정한 자리에 학생들 알바 자리로 메꾸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합당한 처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학 측의 구조조정 철회와 인력충원을 거듭 촉구했다.
황해윤 기자 nabi@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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