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도청 앞 ‘팽목항 등대’ 모형 설치

▲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을 비롯해 72개 시민사회단체가 3일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팽목항에 4·16공원을 조성하라”고 촉구했다.
옛 전남도청 앞에 노란 배 한 척이 떠올랐다. 이어 ‘기다림의 등대’까지 세워지자 흡사 ‘팽목항’을 옮겨온 듯 절절한 아픔이 서렸다.

전남 진도 팽목분향소가 3년7개월만에 정리된다는 소식에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만들어낸 기억의 공간.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을 비롯해 72개 시민사회단체가 3일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팽목항에 4·16공원을 조성하라”고 촉구했다.

예술인행동 장에 참여해온 최재덕 작가가 세운 등대와 시민들의 손길이 닿은 종이배가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되살렸다.

이들은 “세월호 침몰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한 가운데 팽목을 지켜오던 유가족은 오늘 내쫓기듯 이곳을 떠나가야 한다”며 “진도군이 다른 어떠한 보존대책 없이 세월호 참사로 중단됐던 진도항 개발공사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을 비롯해 72개 시민사회단체가 3일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팽목항에 4·16공원을 조성하라”고 촉구했다.

▲“세월호 아픔 간직한 터, 주차장 공사라니”

이어 “2014년 4월16일, 팽목항은 싸늘한 죽음과 비통함, 통곡과 울분의 현장이었다”며 “이후 4년이 넘는 세월 팽목항은 분노를 기억하고, 아픔을 다스리고, 생명과 사랑을 기리고자 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어린 아이들 손을 잡고 전국에서 찾아온 아버지 어머니들, 이해할 수 없는 참사에 말을 잃은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며 “노래와 그림, 춤으로 위로하고 기억하고 기리고자 문화예술인들은 끊임없이 조형물을 세우고 공연했던 곳이 팽목분향소”라고 강조했다.

또한 “진도 군민들과 전국의 민주시민들은 지속적으로 팽목 기억공간을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이 요구는 묵살된 채 분향소 등 추모의 터에 진도항 대합실과 주차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유가족과 시민들은 규모는 작더라도, 일부 부지에 추모와 기림의 공간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해왔다”며 “하지만 진도군수는 요구를 무시하고, 후보시절 공표했던 자신의 공약까지 내동댕이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세월호 기림 공간을 외면한 진도항 공사계획을 전면 수정하라”며 “이동진 진도군수는 팽목항 4·16공원 조성 공약을 책임지고 반드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을 비롯해 72개 시민사회단체가 3일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팽목항에 4·16공원을 조성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들, “팽목항에 ‘4·16공원’ 조성” 촉구

한편 3일 4·16가족협의회에 따르면 가족들은 이날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설치됐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철거한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팽목항 분향소는 세월호 참사 9개월 만인 2015년 1월14일 오후 4시16분에 컨테이너 2개동 규모로 설치됐다.

당초 분향소가 설치된 공간은 전남도의 진도항 2단계 개발사업 구간으로 항만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개발사업이 잠정중단됐으며, 4·16가족협의회와 진도군은 선체 인양과 미수습자 수색이 끝날 때까지 분향소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인양이 끝나고 지난 4월16일 합동영결식까지 마무리된 만큼 협의를 통해 철거를 결정했다.

분향소 내 희생자 사진·유품과 추모 상징물들은 경기 안산시 고잔동 4·16 기억저장소로 옮겨진다. 팽목항 내 ‘기다림의 등대’와 추모 조형물은 보존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