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장휘국 8년 아쉬움 커… 새 선장 필요”
정희곤 “광주, 대한민국 혁신교육 기관차돼야”
고교 기숙사 폐지?… 두 후보 모두 “반대”

▲ 지난 3월 28일 열린 `광주혁신교육감 시민경선 후보 발표’ 기자회견 모습.<광주드림 자료사진>
 광주혁신교육감 시민경선이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광주지역 26개 시민단체가 추진 중인 혁신교육감 시민경선은 6.13 선거에 앞서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후보와 정책을 사전 검증 중이다.

 교육 현안 중에는 진보와 보수를 가를 의제가 많지 않다. 때문에 진영 논리를 넘어 후보들이 어떤 정책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토론하고 경쟁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혁신교육감 시민경선 추진위가 페이스북을 통해 연속 중계하고 있는 정책토론회는 그런 배경에서 마련된 기회다.

 본보는 혁신교육감 시민경선에 앞서 진행 중인 정책토론회의 중 쟁점이 된 토론 내용을 일부를 싣는다. 지금까지 3번의 정책토론회 중 두 차례가 지난 13일과 20일에 열렸고, 25일 마지막 정책토론회가 남아있다.

 혁신교육감 시민경선에는 정희곤 전 광주시의원과 최영태 전남대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후보는 모두 진보성향으로 3선 도전에 나선 장휘국 교육감과 뚜렷한 대립구도에 있진 않다. 하지만 토론에서 지난 8년간의 교육정책에 대한 집중 평가와 새로운 정책 제안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토론회 사회는 문정은 광주청년센터 더숲 센터장이 맡았다.

 정 예비후보는 본격적인 토론회에 앞서 출마의 변을 통해 “광주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낡은 껍데기를 청산하고, 광주교육이 대한민국 혁신교육의 기관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예비후보도 “지난 8년간의 진보교육감 체제에서 긍정적 측면 못지않게 아쉬운 점이 있다”며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현 교육감에게 4년을 더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 새로운 선장이 되기로 했다”고 출마 이유를 전했다.

 이어 ‘2018 광주교육 혁신의제’ 가운데 하나인 ‘일반 고등학교 교육혁신’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위주로 추진 중인 혁신정책을 일반 고등학교까지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와 일반고 관련 정책 제안이 주로 이뤄졌다. 빛고을혁신학교는 장 교육감의 핵심 공약으로 지난 8년 간 추진돼 왔다.

 이와 관련해 최 후보는 “혁신학교 실험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면서 “취할 부분은 취해서 다른 학교들로 일반화 시키는 게 과제”라고 분석하며 현 혁신교육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일반고는 가고 싶은 학교로 진학시키는 게 목표여야 한다”면서 “진로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냉철한 점검과 대안 마련을 통해 학교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보완점을 제시했다.

 반면 정 후보는 “지난 8년간 혁신학교 비율이 10%에 불과한데, 전체 학교로 확대하려면 80년이 걸리지 않겠냐”며 “모든 학교를 혁신하겠다는 정책 자체는 실패”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계적 접근은 대부분 ‘장’이 바뀌면 정책이 지속되지 않고 사라져 실패하기 마련”이라면서 “1년 단위 운영 계획만 가지고 한해살이 교육을 할 게 아니라 5년 단위로 학교 계획을 수립토록 해 학교 스스로 자가발전 계획을 가지고 학교문화를 혁신해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전문계고 희망 일반고 학생 전학 제도, 광산구 일반고 학생 원거리 배정 문제 해결 등을 언급했다.

 이어 양 후보들 간에 현 교육감의 사립학교 정책과 관련해 비판이 치열했다. 정 후보는 “사립학교 가운데, 혁신학교는 4곳 뿐”이라며 “이는 사립학교들이 교육청의 혁신정책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사학정책을 통제일변도의 척결의 대상으로 본 탓”이라는 분석이다. 정 후보는 “공립과 사립을 나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모두 학교라는 인식 하에 사학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 후보 역시 “교육청이 사립학교 관련 정책에 너무 독단적으로 개입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하면서 “교육청이 사학비리 척결을 이유로 교원채용을 막는 등 인사권 제약까지 가는 것보다 문제는 문제대로 해결을 하고 교원 수급 현황은 그때그때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성화고 혁신 방안에 대해 최 후보는 “지역사회가 산업사회 변화에 신속하게 반응해야 한다”면서 “교육청이 산업체 등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특성화고 커리큘럼에 반영될 수 있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자동차, 에너지 분야의 산업이 활성화 될 전망인 만큼 이에 대비한 산업수요 배출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후보는 관련해 보다 많은 대책을 제안했다. 정 후보는 “광주에 적합한 직업교육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며 “3년 간 한 가지 기술만 배우는 교육과정이 아닌 다양한 기술을 체득하고 고등 교육기관과도 연계해 전문 인력을 양산해 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어 “노동부가 시행하고 있는 청년내일 채움공제 정책을 활용해 500명 정도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2년제 직업학교 협력구조를 구축해 ‘과정형 교육과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고등학교 기숙사 폐지와 관련해선 두 후보가 모두 “폐지 반대” 쪽 입장을 표명했다. 정 후보는 “기숙사가 입시의 전사를 길러내는 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입주의 기회를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도 “기숙사가 성적우수자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이 문제”라며 “본래 기숙사 설립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전문 사감제도 도입 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5일 오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될 ‘혁신교육감 정책토론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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