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앞산뒷산탐방 용진산 동행기
‘등산 스릴·생태 보전’ 다 갖춘 보물

▲ 용진산 쌍봉 중 하나인 `석봉’의 웅장한 모습.
 “아이고...여기가 설악산인가? 장가계인가?”

 암릉산을 오르는 탐방객들의 입에선 곡(?)소리가 흘러나왔다. 60도 경사 철계단에선 다리가 후들후들. 용진산 석봉은 엄살을 조금 보태 ‘첩첩산중’에 ‘심심산천’. ‘험산준령’을 견뎌내야 비로소 만날 수 있다.

 광주 곳곳에 위치한 산들을 차례차례 탐방하고 있는 ‘앞산뒷산잇기 탐방단’은 10일 광산구 용진산을 올랐다.

 솟을 용에 보배 진. 우뚝 솟은 ‘솟돌뫼’라는 이름을 가진 용진산은 광주 광산구 임곡동과 본량동에 솟아있는 산이다. 멀리서 보면 서쪽 석봉(337m)와 동쪽 토봉(349m)가 쌍봉을 이루는 형상이며 동쪽으로 황룡강이 흐르고 남쪽으로는 어등산과 마주보고 있다.

 “설악산에 오르는 것 같아요”라는 탐방단의 소감처럼 용진산은 등반 초반 완만한 숲길을 보여주다 갑자기 암릉산으로 변신한다. 기암괴석 사이에 아슬아슬 걸쳐있는 철판과 철계단을 오르다 보면 없던 고소공포증이 엄습하듯 오금이 저려온다. 정상이 349m로 높진 않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곡예하듯 바위 사이를 헤집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산. 탐방에 참여한 김란희 광주전남녹색연합 간사는 용진산을 “마치 20~30대 젊은 남성의 느낌을 받는 재미있는 산이다”며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것이 마치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평가했다.

 상층부에 멋진 암릉산이 펼쳐진다면 아래에선 생태적 가치가 높은 숲이 펼쳐진다. 소나무숲에서 상수리나무·대나무와 굴참나무·떡갈나무·신갈나무·개서어나무 등이 서식하며, 참나무와 개서어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는 것으로 미뤄볼 때 형성된 지 족히 80년은 되는 산이다. 또한 광주 도심에서 외진 지리적 특성 상 등산객과 개발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져 비교적 숲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다. 탐방에 안내로 참여한 김영선 생명을노래하는 숲 대표는 “광주 앞산뒷산 중 으뜸, 무등산 다음으로 생태가 잘 보전돼있는 숲이다”면서 “앞으로 생태경관보존지역으로 지정해 잘 보전해 나가야 할 소중한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생태경관보전지역이란 생물다양성과 자연경관 등이 보전할 가치가 있는 지역을 지정해 관리하는 지역으로 시·도지사가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지정할 수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용진산 등 광주의 여러 공간이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후보로 논의됐었지만 현재 광주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서울시의 경우는 17곳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탐방에 참여한 광주전남녹색연합 박경희 사무국장은 용진산 탐방에 대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와보고 싶은, 아이들이 크면 꼭 데려오고 싶은 산이다”며 “소중하게 보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구 화정동에 사는 서영주 참가자는 “오랜만에 스릴있는 등산을 한 것 같아 재미있었다”며 “자연이, 용진산이 여기에 있어서 감사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광주전남녹색연합은 ‘앞산뒷산잇기탐방’을 기획해 3년째 광주의 앞산뒷산을 탐방하고 있다. 광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으며 17일 그 마지막 일정으로 석문산을 탐방한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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