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비정규직 문제 합의안 도출

▲ 광주시민단체협의회가 23일 오후 서구 광천동 광주리더십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지역 장기 갈등 현안인 시청 청소용역 해고 근로자 문제가 타결됐다고 밝히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gjdream.com

길위에서 보낸 441일. 광주시청 비정규직 해고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 3월8일 집단해고된 시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시청사 및 유관기관으로 고용될 것으로 보인다.

중재에 나섰던 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시와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및 전국공공서비스노조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가 공동 합의에 도달했다”며 “해고자 17명에 대해 2009년 3월 말까지 광주시청 청소용역업체와 광주시 유관기관 청소용역업체에 순차적으로 취업될 수 있도록 공동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늦어도 내년 3월, 최소 5명이 시청사로 원직복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서비스노조는 `시청사 전원 원직복직’이라는 애초 원칙을 꺾었고, 광주시는 `시청사 원직 복직 불가’라는 당초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났다.

시청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최경구 씨는 “내년 3월 웃는 얼굴로 다시 인터뷰를 하게 될 수 있었으면, 모두 일자리로 돌아가 밝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3월8일 시청사에서 이불에 싸여 끌려나온 후 17명의 시청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보낸 441일은 비정규직 싸움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뼈저리게 느끼던 시간이었다.

파리목숨 같은 비정규직의 서러움을 절실히 느낀 441일이었고 단식농성·노숙농성·7보 1배 등 육체적 고통과 기약없는 기다림의 고통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대부분 여성 가장이었던 이들 노동자들에게 당장 생계의 어려움도 고통을 가중시켰다. 투쟁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막을 열기도 했고 이곳 저곳에서 도움의 손길도 있었지만 긴 시간 동안의 고통을 덜어줄 수는 없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선전전을 했고 한여름 땡볕에서, 한 겨울 길바닥에서 구호를 외쳤다. “다른 곳으로 취업하면 그만”이었지만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통받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서로를 다독였다.

441일의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내년 3월에는 일터에서 다시 웃는 얼굴로 일하고 있는 이들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합의안의 성실한 이행이 과제로 남았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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