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위원 연수에 사교육 전문가 특강 논란
학운위원 연수는 겨우 30분, 특강은 1시간 30분
영어학원 홍보물도 배포 돼, “심각한 주객전도”

 광주시교육청이 최근 실시한 광주학교운영위원 연수에서 사교육 전문가 특강을 열어 논란이다. 전체 200분의 연수 시간 중 정작 중요한 학교운영위원에 관한 내용의 연수는 30분에 그치고, 무려 1시간30분을 전문가 특강으로 채웠기 때문.

 특히 연수가 끝날 무렵 특정학교 합격을 강조하는 영어학원 홍보물이 학교운영위원들에게 배포돼 진보를 표방하는 시교육청이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시교육청 교육정보원에서 학교운영위원 연수가 진행됐다. 300여 명의 학교운영위원이 참석했으면 이들 모두는 초임위원이었다. 이 날 연수는 초임인 학교운영위원들에게 학교운영위원회 운영과 역할, 방법, 일정 등에 대해 안내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학교운영위원에게 필요한 연수는 겨우 30분에 그쳤고, 무려 1시간30분을 연수목적과 별개인 사교육전문강사 초청특강을 진행했다.

 특히 특강을 진행한 강사는 민성원 연구소 소장으로 사교육 전문가였으며 주제는 `스스로 하는 교육원리’였다. 이에 대해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관계자는 “시교육청에서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절감과 방지를 위한 목적에서 자기계발학습을 주제로 강연을 열 수 있다”며 “그러나 진보를 표방하는 광주시교육청이 초임 학교운영위원 연수를 목적으로 한 자리에서 사교육 전문강사 초청특강을 진행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수에 참여했던 학교운영위원들도 역시 비슷한 반응. 한 학교운영위원은 “특강은 사교육을 조장하는 내용이기보다 자기주도적 학습방법에 대해 노하우를 전수하는 내용이었다”며 “문제는 연수 본래 목적인 학교운영위원 연수가 30분에 불과해 심각한 주객전도가 일어났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특강 내용과 별개로 민성원 소장을 초청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그가 운영하는 민성원 연구소는 가장 심각한 선행 교육 상품을 판매하고 홍보를 하는 사교육업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운영위원 연수가 30분이면 끝날 내용이어서 곁들여 특강을 한 것이다”며 “민성원 소장을 부른 것은 그가 광주시교육청 `사이버연수’에 참여하는 등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서이지,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특히 연수 말미에는 특정학교 합격을 강조하는 영어학원 홍보물이 학교운영위원들에게 배포돼 논란이 가중됐다. 민성원 연구소가 학교운영위원들에 나눠준 홍보물 사이에 특정 영어학원의 전단지가 끼워져 있었던 것.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사교육비 절감을 주장하면서 현실은 사교육 활성화를 주창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수를 주관한 시교육청 학교자치과 관계자는 “영어학원 홍보물 배포는 시교육청도 전혀 모르는 채 일어난 일이며, 우리도 너무 황당해 해당 학원에 항의를 했다”고 해명했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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