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이야기 다룬 팟캐스트 `복지갈구 화적단’
영상창작자 삶 다룬 `광주, 영화가 필요한 시간’

▲ 광주독립영화협회 조대영 대표가 만든 `광주, 영화가 필요한 시간’의 한 장면.
 다른 지역의 영상창작자들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살고 있을까? 아니 광주의 영상창작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광주지역 영상창작자들의 이야기가 대안적 팟캐스트 ‘복지갈구 화(畵)적단: 너네 동네 살 만하니?’을 통해 전해졌다. 지난 4월4일 첫 방송을 시작한 팟캐스트 ‘복지갈구 화(畵)적단: 너네 동네 살 만하니?’는 “너네 동네 살 만하니?”라고 물으며 지역 곳곳에 이미 존재하고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공유한다. 전국의 미디어활동가와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들을 매주 수요일마다 업로드하고 있다.

 지난 10일 업로드된 영상은, 광주독립영화협회 조대영 대표가 만든 ‘광주, 영화가 필요한 시간’이다. “그동안 잊혀졌거나, 그동안 새로 발굴되었거나, 그동안 존재해 왔던 광주의 30여 명의 영상창작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카메라를 들고 광주를 누비고 있는 영상창작들이 저마다 자신의 처지에서 광주의 영상창작 환경과 영화작업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제가 어찌됐든 간에 이쪽 지역에서 영상한다고 돌아다녔고 그런 이력들이 쌓였다. 이력을 바탕으로 시청자미디어센터에 입사해 3년 7개월 동안 일을 했다. 이제 거기서 빠져 나와 거리를 두고 보니 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한계가 보이더라. 영화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게 아니라 방송을 만들어 내는 교육기관으로서 한계다. 그래서 2009년 6월 광주지역 영상에 뜻이 있는 이들이 모여 광주독립영화협회를 출범시켰다.”



광주독립영화협회 출범

 영상 속 조대영 대표가 전하는 소식. 다른 지역에선 독립영화들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장편 극영화들도 등장하고 있지만 광주는 인프라가 열악한 편이다. 광주독립영화협회는 지역 독립영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만들어졌다. 벌써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광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상창작자들은 나이도, 경험도, 성별도, 하는 작업의 성격도, 하고자 하는 것도 천차만별이다.

 “광주는 뭘 해도 심각한 것 같다. 인권영화제 트레일러 만들 때도 재밌게 만들자 했는데…어렵게 느껴지고. 뭔가 있어야 된다는 느낌도 들고, 선뜻 작품을 만들기가 어렵다. …뭔가 비난을 받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젊은 창작자는 너무 많은 무게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광주에서 작업을 하는 영상창작자들의 오월에 대한 고민도 빠질 수 없다.

 “오월을 경험한 때가 중학교 2학년 때인데, 그래서인지 바로 엊그제 일어났던 일처럼 생생하다. 그래서 쉽게 잊혀지지가 않더라. 사진을 찍으면서도 오월 관련 소재들을 열심히 찍었던 것 같다. 영상작업이 사진보다 힘든 것 같다. 사진은 감성적인데 반해 영상은 논리적인 것 같다. 그래서 많이 공부도 해야하고….”

 “광주라는 도시는 내 삶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광주에서 살기 때문에 5·18에 대한 경과나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영상작업을 광주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화두를 붙들고 가게 하는 것 같다.”

 영상작업을 하다 보면 현실적으로 지칠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30여 창작자들 카메라들고 좌충우돌

 “선뜻 (영상창작자를) 해라 하기가 힘들 정도다. 사람들도 없다. 안타깝다. 전업적으로 영상제작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못 된다. 생계를 위해서 다른 작업을 해야되는 상황이다. 이것은 창작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방법을 모색하면 좋겠다.”

 “지쳤다. 지치는 이유는 끊임없이 (작품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다니는데 그 결과물을 못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치고 면목이 서지 않는다. 벼랑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에서 영상창작자로 살아간다.

 “영화 ‘거북이 난다’를 보고 나도 카메라를 들어야겠다 생각했다. 그 영화가 나에게 힘을 준 것 같다. 세상은 불평등하고 불공정하지만 바꿔야 하고 저항해야 하고 이런 것들이 인간의 조건 중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때 그리고 그 작업을 통해 나를 완성해 가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문화적인 풍토가 되는 것 같다. 이 시대의 주류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꾸준히 자기 작업을 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광주지역 30여 명의 창작자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여전히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복지갈구 화적단’을 방문하면 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다른 동네 소식도 들을 수 있다.

 ‘복지갈구 화적단’은 아이튠 팟캐스트에서 ‘화적단’ 검색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및 시청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스마트 폰에서는 팟캐스트 앱에 http;//www.media-net.kr/hwajuck/podcast를 등록해 볼 수 있다. 또, 전미네 블로그(http://www.media-net.kr/hwajuck)를 통해서도 영상 확인이 가능하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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