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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신원]두 달 간 문화콘서트…문화 독일 진수
산책하듯 관람한 `카지미르와 카롤리네’
전영선
기사 게재일 : 2015-07-17 06:00:00

 독일에선 7월에서야 비로소 여름이 온다. 독일은 흐리고 서늘한 날이 많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맑은 날이 많은 여름에는 독일 전역적으로 축제와 공연이 많이 열린다.

 요즘 예나(Jena)에서도 ‘Kulturarena in Jena’라는 이름으로 문화 콘서트가 열리고 있어, 매일 밤이 시끌 벅적하다. 시(市) 문화 기관에서도 연극·오케스트라 등의 공연을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Kulturarena의 경우 한 장르뿐만이 아니라 영화·음악·연극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공연 등 다양한 테마로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고, 거의 두 달 동안 (7월 9일 ~ 8월 25일) 예정되어 있다.

 모든 사람이 콘서트에 참여하지는 않겠지만, 흥미로운 공연들로 구성된 문화 콘서트가 여름 내내 진행된다는 점에서 독일 사람들의 삶에 대한 여유가 느껴졌다.

 문화 콘서트 기간 중, 독일의 민중극인 ‘카지미르와 카롤리네(Kasimir und Karolline)’가 상연된다는 소식을 듣고, 독일 연극을 관람할 기회를 가졌다. 저녁의 야외 공연에 남녀노소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관객석을 꽉 채워 술 한잔과 함께 공연을 즐겼다.

 공연 분위기를 보면서 자연스레 한국에서의 개인적인 문화 생활과 곰곰이 비교해서 생각하게 됐다. 나의 문화 생활은 주로 텔레비전으로 소비되는 대중 문화와 함께 일반적으로 혼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책 읽기·음악 듣기 혹은 영화보기 등이 전부였다. 연극이나 오케스트라·음악 콘서트 등에 특별한 지식이 없었고, 관심 가는 주제에 대한 공연이 있더라도 한국의 경우 대부분 서울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에 살았던 필자는 접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물론 예나의 문화 콘서트만 접했기에, 독일 전반적인 문화 생활에 대해 일반화하여 말하기 아직 섣부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공연 프로그램이나 일정을 접하기 쉽고, 시간적 여유와 관심만 있다면 밤 중에 잠깐 산책 나가듯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 정도로 독일은 문화공연의 기반이 사회적으로 잘 자리 잡혀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1932년의 민중극을 현재 시점에서 상연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카지미르와 카롤리네’는 독일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전날, 직장을 잃어 상실에 잠긴 카지미르, 그리고 그와 달리 미래에 대해 장밋빛 환상을 가진 그의 약혼녀인 카롤리네를 중심으로 시작한다. 전반적으로 연극 내용은 물질화되어 가는 세계 그리고 소시민의 허구 의식을 비판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1932년은 이미 지났음에도, 1930년대 사회 모습을 통해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식을 환기하여 지금을 되돌아 보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문화의 사회적 역할로서의 인식이 돋보였다. 문화는 단순히 소비되어 증발하는 잡다한 지식이 아니라, 시간, 장소와 상관없이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다. 또한 문화는 개인적으로 사회의 구성원이 자신을 돌아보는 동시에 그를 둘러싼 구조를 숙고하면서 더 나은 삶을 꿈꾸고 만들어 나갈 기반을 제공한다.

 펜을 놓기 전에 예나의 ‘Kulturarena’ 프로그램 소개글 중 인상 깊게 읽은 ‘문화’에 대한 설명을 옮겨 적으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오늘날 전반적으로 갈등은 사그라들기는커녕 더욱 가시화되고,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게 적절해 보입니다. 문화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사회의 기본 바탕이자 중개자입니다. … 문화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동기, 질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듭니다. 또한 새로운 지평을 발견할 수 있도록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동시에 영감을 불어 넣습니다.(Gerade heute, in einer Zeit, in der die Konflikte ueberall auf die Welt, nicht geringer, sondern im Gegenteil scheinbar nur heftiger werden, scheint es angemessen, besonders darauf hinzuweisen: Kultur ist nicht nur Beiwerk. Kultur ist ein Grundnahrungsmittel und Mediator. … Sie schafft Anl?sse, zusammen zu feiern und uns zu hinterfragen. Sie irritiert, st?rkt unsere Herzen und inspiriert uns, neue Horizonte zu entdecken. ; Kulturarena 2015)”

독일=전영선

예나 극장.
카지미르와 카롤리네 연극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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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트래백 0
 
전지선 [x] (2015-07-18 23:22:41)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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