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평균 235시간 불법무료노동 강요”
전국집배원노조 초과근무세부내역 데이터 분석 결과
초장시간 노동…부족 인력 23%, 3670명 충원 필요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노동자운동연구소·전국집배노조(위원장 최승묵)는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 노동자 초장시간노동 실태와 무료 노동시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집배원들의 초장시간 근무와 불법 무료노동 실태를 보여주는 구체적 자료가 나왔다.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노동자운동연구소·전국집배노조(위원장 최승묵)는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 노동자 초장시간노동 실태와 무료 노동시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우정사업본부로부터 받은 ‘초과근무세부내역’을 기반으로 노동자운동연구소가 2014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28개월간 9개 지방청 41개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집배원 183명의 근무기록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주당 집배원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이며, 월평균 노동시간은 240시간, 연평균 노동시간은 2888시간에 달했다.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집배원 노동자는 노동자 평균보다 주 12시간, 월 53시간, 연 621시간을 더 일하는 셈이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표한 노동시간과도 차이가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표한 2015년 집배원 노동시간 자료에 따르면 주당 47.8시간, 월평균 207시간, 연평균 2488시간을 일한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표한 노동시간보다 연간 400시간을 더 일하고 있는 것이다. 불법적인 무료노동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집배원 1인당 매달 20시간을 착취당하고 있었다. 임금지급분 대비 무료노동시간 비율은 9%로 나타나 실제 10% 가까이 매달 체불임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근무 부활로 최장시간 노동이 이뤄지고 있었다. ‘토요근무 폐지 이전(2014년6월 이전)’의 월 평균 노동시간은 243.6시간이었으나 ‘토요근무 폐지 시기(2014년8월~2015년8월)’에는 23.62시간으로 10시간 가까이 감소하다 지난 2015년 10월 토요근무 부활로 다시 239.6시간으로 상당한 노동시간이 증가했다. 월 평균 초과노동시간도 폐지 이전에 87.1시간이었다가 폐지 이후 71.0시간까지 16시간 이상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으나, 부활이후는 76.7시간까지 증가했다.

 연구소는 집배원 부족인력을 23%로 분석했다. 우정사업본부 집배원 1인당 연간 정규노동시간 2223시간을 연구소가 분석한 실제 노동시간 2888시간으로 나누면 현재 76.9%의 인력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부족한 인력을 해결하기 위해선 23% 즉 3670명을 더 충원해야 한다. 예비인력률 3.5%을 감안하면 부족인력은 더욱 늘어난다.

 우정사업본부의 불법적인 근무시간 단축과 인력구조조정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분석결과 보통 집배원의 경우, 오전 8시부터 근무시간이 책정되지만 최근에는 비용절감을 위하여 시간선택제 유연근무제를 도입, 오전시간외를 없애고 있으며, 오전 근무명령을 내리지 않아 무료노동을 하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이 처리할 하루 업무량 대비, 시간외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외를 정해놓고 근무명령을 내리기 때문에 초과노동대비 무료노동이 증대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해 우정사업본부는 초과근무예산 1100억 원 중 280억을 반납해 초과근무수당 반납비율이 25%를 넘어 집배원무료노동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소는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의 매년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를 인력감축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 2016년 우정사업본부 ‘집배원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개선방향’을 보면, 집배인원은 2011년에 1만8189명에서 2015년 1만8561명으로 372명 증가했다고 설명하고, 초과근무는 1인당 연평균 11년도에 762시간 대비 2015년에 528시간으로 30.7%가 줄었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근거로 집배 인력구조조정을 의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집배노조 최승묵 위원장은 “우정사업본부는 물량감소를 이유로 인력감축을 하지만 이는 옳지 않다”며 우정사업본부의 인력정책을 비판했다. 이어서 그는 “물량이 감소하더라도 세대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택배사업의 활성화로 실제 노동시간이 자동감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인해, 과도한 업무로 집배노동자들이 많이 죽고 있으며 우정사업본부는 반드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집배노조와 이재정 의원은 지난 7월4일 배달 중 사고로 사망한 집배원 노동자에 애도를 표하고 재발방지 대책도 촉구했다.

 지난 4일 청송우체국 집배원이 폭우 속에 오토바이를 타고 우편배달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집배노조에 따르면 올해만 근무 중 3명의 집배원이 순직했고, 지난 5년간 15명이 사망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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