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첫 혁신교육감 시민경선, 이민철 집행위원장 평가는?

▲ 이민철 전 광주혁신교육감 시민경선 집행위원장.
 6·13 광주시교육감 선거를 복기해보면 장휘국·이정선 후보 간 접전 속 3위 최영태 후보의 선전도 주목을 끌었다. 득표율 26.2%로 저력을 보여준 것인데, 그에게 다른 후보에겐 없는 꼬리표가 눈에 띄었다.

 ‘광주혁신교육감 시민경선 단일후보’라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최 후보를 알린 타이틀이기도 했다.

 광주에서 처음 치러진 시민 경선은 후보 한 명을 낙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참여 정책선거’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소속 정당이 없어 경선 절차가 생략되는 교육감 선거에서 사전 검증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앞으로도 ‘깜깜이 선거’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키웠다.

 이번 광주혁신교육감 시민경선에서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이민철 활동가의 평가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지난 21일 이뤄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첫 시민 경선인 만큼 한계가 많았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그 한계까지도 성과로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후보자 이탈 등 한계 불구 관심 촉발
 
 “광주에선 ‘진보·보수’라는 기준으로 나눌 수 있는 교육감 후보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인지도 싸움이 중요하고요. 시민경선은 인지도가 약하더라도 뜻 있고 좋은 인물을 발굴하고, 단기간에 붐업 시킬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경선 추진위는 시민단체와 개인(16~18세 포함)에게 참여의 문호를 얼었다. 참여인단을 모집하고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의 전 과정은 선관위 자문에 따라 진행됐다. 실무진도 처음 해보는 시도여서 현행법 테두리내에서 가능한 범위에서 논의를 진행시켰다.

 “처음이라 미숙한 부분도 많았어요. 그래서 시민경선 일정이 지연된 건 큰 아쉬움으로 남죠. 촉박한 일정 속에서 시민들의 호응을 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었고요. 중간에 경선 후보 한 분이 이탈해 당혹스럽기도 했죠.”

 이정선 후보가 시민경선에 참여했다가 중도 이탈했다. ‘역선택 방지’에 초점을 맞춰 경선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대한 협의점이 찾아지지 않으면서 불참 선언에 이른 것이다. 게다가 경선 참여 가능성이 타진됐던 장휘국 현 교육감까지 불참하면서 시민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들어오기도 했다.

지난 5월 광주YMCA에서 진행된 광주혁신교육감 시민경선 현장투표 장면.

 그럼에도 선거인단 모집에 들어가 실제 1만8000여 명이 참여한 건 고무적이었다. 5명의 후보가 참여한 민주진보 경기교육감 경선에 2만8000여 명이 참여한 것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숫자였던 것.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26곳과 선거인단은 이같은 과정을 거쳐 최영태·정희곤 두 후보 중, 최 후보를 단일후보로 추대했다.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지자”
 
 “추진위는 원래 경선 과정까지만 관여키로 했어요. 경선에 참여한 단체마다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고, 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크니까요. 하지만 참교육학부모회는 경선에 대한 책임감으로 최 후보를 공식 지지했는데, 이게 내부 갈등의 씨앗이 된 모양이에요.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은 불편했을 테죠.”

 추진위원장 5명 중에서 대표로 공동선대위원장이 선거 캠프에 결합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시민경선의 취지에 공감해 함께 경선을 치르는 것이지,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것까지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 교육감 지지층은 ‘왜 시민경선을 해서 분란을 일으키냐’고 하고, 반(대) 장 교육감 쪽에선 ‘장 교육감을 제외하지 않으면 신분(3선) 세탁 경선이 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무수히 많은 말들이 나왔지만, 저희는 딱 하나만 생각했어요. ‘시민경선이 아니라면, 다른 대안이 있을까?’”

 시민경선이 기존의 선거가 가진 한계에서 출발했다는 말이다. ‘후보검증’ ‘정책선거’ ‘시민참여’ 세 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시민들이 주도하는 선거운동에 방점을 찍은 이유다. 미국의 커피파티나 티파티처럼 적극적인 지지운동까지도 포함한다.

 “시민사회가 선거와 정치,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냐 물으면 저는 협치의 시대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협치는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구조에 있다고 봐요. 결국 권력 형성을 함께 하는 주체들과 권력을 나누지 않겠어요? 시민들에게 빚진 후보가 4년 임기 동안 자기 책임을 공적으로 질 것이고요.”
지난 5월 광주혁신교육감 시민경선 투표 결과 최영태 후보가 정희곤 후보에 앞서 단일후보로 추대됐다.

 
▲“장 교육감, 포용통한 협치해주길”
 
 해서 근소한 차이로 3선에 성공한 장 교육감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다른쪽으로의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잘 확인하셨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다른 두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잘 수용해 가셨으면 합니다. 리더십은 반대자들에게 대한 배척이 아니라 포용을 통한 협치에서 나오니까요.”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