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혁신의 꽃, ‘수업’이 활짝 피다
수업연구회 강화…전학급 수업나눔
“형식적 틀 완성, 앞으론 질적 성장”

▲ 교사들이 참여한 ‘수업나눔’.
 “교사 혼자서 수업이 즐거워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학생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관심 끌기를 유도하고 싶은데, 방법이 있을까요?”

 용봉중 수업연구 동아리 ‘수다방’에서 털어놓은 한 교사의 고민이다. 교사들은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보다 나은 수업법을 찾고 있다. 고민의 마디마디에 새겨져 있는 단어는 ‘학생’. 수업의 주체인 학생 눈높이가 수업의 향방을 결정짓는 까닭이다.

 용봉중의 고민은 궁극적으로 ‘수업 혁신’을 향해 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기본이 수업에 있다고 여기기 때문. 빛고을 혁신학교 4년차를 맞이한 용봉중이 1년차부터 수업 연구를 중심으로 변화를 꾀한 이유다.

 “매월 1회 공동 수업 디자인 연구회를 열고 있어요. 셋째 주 수요일 5교시 이후로 정례화 돼 있습니다. 목표는 모든 학급(18개)이 1년에 한 번은 수업을 공개하고 나눔의 기회를 갖는 거예요. 수업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료들 눈 통해 수업 눈높이 달라져”
 
 용봉중의 업무지원팀을 거쳐 이제는 수석교사로 수업 혁신을 이끌고 있는 안선옥 교사는 “학교 혁신의 꽃은 수업”이라고 강조했다.

 “동료의 눈을 통해 수업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질 수 있어요. 사실 교사 입장에서 수업 공개는 부담스럽죠. 하지만, 학생들은 계속해서 달라지고 성장하는데 교사들이 멈춰있을 수는 없잖아요. 학생의 눈높이에서 무엇이 아쉽고 좋았는지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면 깨닫는 게 많아요.”

 용봉중은 상대적으로 중견 교사들의 비중이 높다. 경력이 많아질수록 수업의 노하우도 늘지만, 반대로 혁신의 분위기에 발 맞춰 가는 일이 버겁기도 하다. 따라서 수업 공개는 긴장의 끊을 놓지 않고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기회가 된다는 것.

 “초창기엔 수업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면서도 타인의 말을 경청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어요. 모둠활동을 활성화 하는 것도 수업의 토대이고요. 먼저 교사들이 수업을 주제로 와글와글 수다를 떨고 이야기 나누는 문화가 확산돼야 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수업 연구 동아리 ‘수다방’은 ‘교사들이 함께 성장하는 수업’과 같은 책을 읽거나 연수를 받으며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왔다.

 지난 학기 4월에 가진 수다방 모임에서는 ‘수업을 디자인할 때 고려하는 요소들’을 토론했다.

 이날 모임에서 교사들은 ‘개인별 활동’과 ‘모둠활동’을 전체 공유 과정으로 연계하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했다.

 어떤 과제든 1~2분이라도 혼자 생각하고 답할 시간을 줄 것, 모둠활동 중 ‘잡담’과 ‘과제 토론’을 구분 짓도록 지도할 것, 모둠활동이 70% 정도 진행됐을 때 전체 공유로 나아가도록 유도할 것 등의 고려 사항이 정리됐다.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활동지를 나눠주고 활동에 들어가는 편이 좋다는 말에 적극 공감했습니다. 동기유발 부분을 포함해 수업의 도입 시간을 과감히 축소해서 수업을 한 뒤부터는 학생들을 과제에 집중시키는 게 더 쉬워진 것 같아요.”

 모임을 마친 뒤 한 교사가 남긴 소회다.

▲“수업 내실화 위한 변화 원해”
 
 용봉중 조명섭 혁신자치부장은 “용봉중만의 특색을 갖춘 수업 혁신을 꿈꾼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학습공동체가 작동하기 위해선 형식과 내용 모두 중요합니다. 모든 학급이 수업 공개에 참여하고, 한 달에 한 번 수업 연구회를 갖는 게 형식적 틀이라면, 인적 구성원이 달라지고 교과목이 다르더라도 수업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질적 성장이 뒤따라 줘야 하는 것 같아요.”

 용봉중은 학년별로 간담회 실시, 자발적 수업공개 문화 활성화 등 수업 내실화 방안을 실천 중이다.

 “혁신학교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활동의 기회가 늘어난 건 큰 선물입니다. 동시에 수업 내실화를 위한 구조적, 문화적 변화는 큰 걸음이고요. 하지만 교사들은 고민을 멈출 수 없습니다. 학교의 본래의 기능은 ‘수업’에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수업이 즐거운 학교가 됐으면 해요.”

 한편 용봉중은 광주광역시 북구 오치동에 있는 공립 중학교로 1986년 설립됐다. 2014년 빛고을 예비 혁신학교로 지정된 이후 혁신학교 4년차인 올해 혁신학교 2기로 재지정을 받았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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