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배터리 생산 `세방전지’

▲ 연간 800만대의 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세방전지(주) 광주공장. 생산량의 70%를 수출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gjdream.com
광주에서 생산되는 제품 중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하고 역사가 있는 브랜드 중 하나가 `로케트 배터리’다. `R’자가 새겨진 헬멧을 쓰고 우주복을 입은 소년을 상표로 하는 이 상품의 효시는 60~70년대 지역 굴지의 기업이었던 호남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기업이 부도난 지난 75년 누가 인수해야 하는가를 두고 지역상공인 사이에 논의가 있었고 호남전기의 생산품 중 건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이 나눠져 각기 다른 기업으로 인수되기에 이른다. 여기서 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을 인수한 곳이 `세방전지’다. 사업부문과 기업은 달랐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이 두 기업은 상표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 만큼 `로케트 배터리’에 대한 세상의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세방전지는 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을 인수한 뒤 수출·물류 등의 여건을 감안해 창원기계공업단지로 공장을 이전해갔고 한동안 광주기업으로서의 인식도 희미해졌다. 돌아온 것은 지난 89년. 지역 산업여건이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세방전지측이 창원은 산업용 배터리 생산에 전념하도록 하고 광주를 차량용 배터리의 전진기지로 삼기로 하면서 하남산업단지에 공장을 지었다.
김영권(43) 팀장은 “당시만해도 연간 100만대 정도 생산하는 그쳤지만 이제는 800만대로 8배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지역업체로 엄청난 매출을 자랑하고 있지만 지역민들은 세방전지는 모르고 로케트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방전지 광주공장이 생산한 배터리의 70%는 수출용이다. 모두 130여 개 국의 바이어들이 찾고 있을 정도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기업 델코나 그 외 애니셀, 아트라스 등 동종업계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지만 자체연구소와 기술인력을 밑바탕으로 매년 `업그레이드’되는 로케트는 여전히 시장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다.
광주공장 이용준(47) 공장장은 “로케트 배터리가 고객들에게 강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겨울철과 여름철에 매출이 신장하고 있다”며 “배터리 자체가 사양산업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니켈이나 수소 등을 이용한 배터리 개발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7% 이상의 성장을 해오던 세방전지지만 지난해 원재료인 납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경쟁업체들의 도전 속에 첫 매출감소와 적자를 맛봤다. 1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 상황에서 노·사의 적극적인 노력 덕택에 15억원으로 그 규모를 줄였지만 세방전지로서는 `충격’이었다.
김 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경쟁업체의 도전 등은 모두 피할 수 없는 조건이었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여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었다”며 “부수적으로는 원가절감이나 품질 개선 등의 노력도 필요했지만 결국은 생산성 문제였다”고 기억했다. 세방전지는 지금까지도 이 `혁신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이를 이해시키고 구조조정이나 인력감축이라는 극단적인 방법 없이 이를 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공로로 올해 광주·전남지역 노사협력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터리 뿐만아니라 미래 첨단 에너지 산업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가 되겠다는 세방전지. 17년 동안 광주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언제까지나 이어나가겠다는 것이 세방전지 노·사의 `꿈’이다.
윤현석 기자 chadol@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