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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소년의 사랑 이야기
`첫사랑’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정봉남
기사 게재일 : 2012-06-28 06:00:00

 너무 일찍 다가와서 서툴고, 차마 마음을 전할 수 없어 애를 태우고, 그러다 그만 중간에 포기하고, 때로는 운명이라 여기지만 쉽게 맺어지지 않기에, 첫사랑은 누구에게나 풋풋한 기억일 것이다.

 “애들이 무슨 사랑 타령이냐?”고 놀리던 시대는 끝났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삼각관계, 실연, 데이트 비용을 고민하며 어른들처럼 연애한다. 성숙해지는 몸의 변화와 더불어 스킨십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다. 경험담은 물론 이상형에 대한 구체적이고 진실한 표현들을 들으며, 결코 어리지 않은 인격체로서 아이들을 재발견한다.

 ‘첫사랑’은 열세 살 소년의 사랑 이야기다. 주인공 동재는 부모님의 이혼과 아빠의 재혼으로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전학 온 연아에게 한눈에 반한다. 짝사랑을 하며 애태우던 동재는 이복동생 은재의 도움으로 연아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기회를 갖고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한다. 하지만 반 친구들 몰래 사랑을 키워가면서 사랑을 표현하는 자기만의 방식과 세상에 널리 유행하는 방식 사이에서 많은 혼란을 느낀다. 결국 부담스러운 데이트 비용과 솔직하고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한 것 때문에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사랑하는 마음을 순수하게 간직하는 것보다 그 마음을 표현하고 나누는 일은 훨씬 어려운 법이다. 동재의 첫사랑이자 풋사랑은 과연 참사랑이었을까? 동재는 앞으로 또 어떤 사랑을 하게 될까? 연아가 어떻게 왜 좋은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저 연아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고 온갖 괴로움을 다 잊을 수 있었으니 사랑의 힘은 참 대단했다. 순수하고 무조건적인 사랑, 하지만 그 사랑을 서로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와 맞닥뜨려야 했던 동재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는 그만큼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경험이다.

 동재의 첫사랑을 지켜보며, 누군가를 좋아해 본 경험에 한껏 공감했다가, 동재가 주변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에 웃음 지었다가, 설익은 관계에 금이 가고 이별을 맞이하는 것에 안타까워하는 동안, 사랑에 대한 따뜻한 진실을 엿본다. 연아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동재는 아빠가 꾸린 재혼가정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연아와 이별의 아픔을 겪지 않았다면 동재는 행복하게만 보이던 세상의 이면인 슬프고 쓸쓸한 풍경을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동재는 첫사랑을 겪으며 한껏 성장한다.

 더불어 다양한 사랑 이야기, 찬혁이와 연아의 연애, 동재 부모님의 이혼, 동재아빠와 은재엄마의 재혼, 동재엄마의 새 애인, 앞집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 민규와 은재의 이야기까지 사춘기 소년의 사랑은 물론 노년의 사랑, 장년의 사랑도 비춰보며 사랑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봐도 좋겠다.

 전학 온 연아가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동재의 마음이 쿵쾅거리며 마음에 무언가가 생겨난 것처럼 사랑은 어느 순간에 문득 다가온다.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듯이 사랑하는 일도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로 얽히고 설켜 삶의 고리를 만들어간다. 첫사랑을 끌어안고 애태우는 아이들, 이별도 과정임을 깨닫는 아이들, 앓으면서 세상의 이치를 알아가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사랑 때문에 설레고, 기쁘고, 아프고, 행복하길 바라며…

정봉남 <아이숲어린이도서관장>



 정봉남 님은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우는 사람입니다. 아이가 주인 되는 영토를 만들기 위해 뚜벅뚜벅 오래 걸었습니다. 그의 꿈은 아이들의 꿈속에 고래를 선물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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