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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 밑 休하기 ‘人+木’]두륜산 천년수(千年樹)
지상과 천상 세계 연결해주는 신목
김세진
기사 게재일 : 2015-11-18 06:00:00
▲ 두륜산 만일암 터 앞마당에서 자라는 천년수(千年樹)

 입동(立冬)이 지났으니 겨울이건만 남쪽 해남 두륜산은 아직도 붉은 바람이 불어온다. 형형색색의 단풍 나뭇잎들의 전시장같다.

 자연의 식물들은 지난 한 여름 햇빛을 받아 겨울영양분으로 저장해 모진 추위를 견딜 준비를 8~9월 중에 마쳤다. 준비가 부족한 식물들은 긴긴 겨울 영하의 날씨 속에 얼어 죽어간다는 사실을 씨앗들에게 알려주었기에 겨울 준비만큼은 철저히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입동이 지나면 김장에 발을 동동 구를 정도로 뒤늦게 월동 채비에 나선다.

 소설(小雪)이 다가오는 시기라 계절적으로 심한 바람이 불고 날씨가 차가워 손돌(孫乭)바람이 자주 불어오기에 이 무렵 나무들은 모든 잎들을 떨구고 본 모습으로 겨울을 맞이한다.

 울창한 숲이 십리에 이어진 구림리(九林里)에 자리한 두륜산(頭輪山)은 소백산맥의 남단에서 남해를 굽어보며 우뚝 솟아 있고, 활엽수림과 난대성 상록활엽수림이 우점종을 이룬 난대식물의 보고이자 천연기념물 제177호로 지정된 왕벚나무 자생지이기도 하고, 흘러가는 세월도 붙잡을 수 있다는 천년수(千年樹)가 자라는 곳이다.

 천년수라 불리는 느티나무(느릅나무과:Zelkova serrata Makino)는 1999년 2월에 보호수(15-14-2-3)로 지정되었지만 나무의 위상(흉고: 9,6m. 수고:22m. 수령:약 1100년)을 생각하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받아도 진작 받았어야 할 노거수다. 그럼에도 그 민속적·문화적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신청을 하지 않는 해남군과 전라남도의 나태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전남이 ‘숲속의 전남’이라는 새 사업을 시행 중이고, 전남에서 자라는 보호수 4025그루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세워 스토리텔링 작업을 시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천년수가 자라는 곳은 폐사지인 천년고찰 대흥사의 산내 암자인 만일암 마당이다. 만일암은 17세기 후반에 지은 대흥사의 산내 암자라고 하지만, 정확한 기록은 없다. 더구나 만일암의 모든 전각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겨우 고려 때 석탑 양식을 볼 수 있는 오층석탑만 남아 있다.

 천년수의 가치를 생각해 볼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 느티나무 천연기념물 가운데 가장 수형이 큰 장성군 북하면 단전리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478호:2007년 8월9일 지정. 수령:약400년. 수고:28m, 흉고:10.5m)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나무이기에 그 마음이 진한 것 같다.

 천년수가 자라는 장소가 두륜산 정상부이기에 처음 마주하는 사람들은 느티나무의 당당한 위압감에 잠시 넋을 놓는다.

 인간이란 원래 숲속에서 살아왔고, 문화 역시 숲과 함께 했기에 숲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숲 안에서 자라는 나무를 신목(神木)이라 여기는 것은 지상과 천상 세계를 연결해주는 우주나무로 인식돼 숭배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 옛날 만일암 스님들은 느티나무를 햇빛 잘 드는 마당에 손수 심고 정성껏 보살펴 왔다. 때문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 느티나무에 귀를 대고 있으면 가만가만 소곤소곤 만일암을 거쳐 간 스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그 스님들과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김세진<광주생명의숲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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