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동물원 관람 설명서

▲ 몽구스.
 -낙타, 라마, 과나코, 알팔카 어떻게 틀려요?

 △오! 낙타과 동물에 필이 꽂히셨군요. 그래요 원래 이들은 한 조상(파라카멜루스-거대낙타)이었다고 그래요. 이 조상은 지금의 미국 알라스카인 북극지방에 살다가 빙하기가 오자 원래 고향을 떠나 아프리카·몽고로 그리고 남미로 각각 흩어져 살게 되었고 이들이 현지 환경에 적응하여 각각 단봉낙타, 쌍봉낙타 그리고 라마류의 여러 낙타과 동물들이 되었다고 그래요. 그 증거로는 이들의 얼굴 생김새가 거의 비슷하고 인공교배실험에서 라마와 단봉낙타 사이에 일대 자손인 카마(cama)가 탄생했다고도 해요. 어떻게 보면 전혀 닮지 않게도 보이지만 이렇게 긴 공통된 진화의 역사가 있어 여전히 같은 낙타과 동물로 부른답니다. 쌍봉낙타는 고비 사막같은 추운 사막지방에 사는 낙타라 겨울에 털이 길고 많지만 여름엔 그 털을 모두 벗어버리고 누드만 남아요. 하지만 단봉낙타는 늘 짧고 곱슬곱슬한 털을 유지하지요. 물론 이름대로 혹도 등에 한 개 혹은 두개지요. 혹 수는 살아가는 데 큰 의미는 없어요. 남미에 사는 라마류의 동물들은 원래 야생 라마에서 파생된 라마, 과나코, 비쿠냐, 알팔카가 있어요. 이들 4종은 서로 교배가 가능하답니다. 이들 낙타들은 모두 메마른 사막과 높은 안데스 산맥에서 사람과 짐을 실어 나르는 소중한 운반수단이자 털로 가죽으로 옷과 집을 만드는 원주민들의 의식주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친구이자 반려동물이랍니다.

 

 -몽구스가 정말 뱀 잡아먹나요?

 △보통 무소불위의 독을 가진 킹코브라의 유일한 자연천적을 ‘몽구스’라 하고 인도나 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 골고루 살며 원주민 가정에서 뱀 구제용으로 길들여 키운다고도 해요. 몽구스는 밤보다는 낮에 주로 활동하며 주식은 게, 물고기, 개구리, 곤충, 뱀, 동물사체, 과일 등 등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는 잡식성 동물이며 아주 강인한 사회성 동물이지요. 같은 몽구스과에는 귀여운 미어캣도 속한답니다. 몽구스는 고양이족제비라고 불릴 만큼 족제비처럼 날렵하고 고양이처럼 유연하여 독사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몸에 비해 작고 여린 뱀의 머리를 꽉 물어버리지요. 특이하게 몽구스는 먹이가 많은 곳에선 무리를 짓고 먹이가 적은 곳에서는 무리를 짓지 않고 단독생활을 한답니다. 먹이가 많은 곳에선 그만큼 경쟁자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천적을 서로 감시하기 위함이라고 그래요. 그만큼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할 줄 아는 아주 영리한 동물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뱀의 천적이라고는 하지만 가끔 큰 뱀에게 잡아먹히기도 하니 서로가 서로에게 조건에 따른 천적 간이라 할 수 있지요. 뱀한테 물려도 다른 동물에 비해 10배 정도 뱀독에 저항성이 있다고 해요. 그러니 자신 있게 덤비는 건지도 몰라요.

 

 -동물들은 웬 뿔이 이렇게 복잡해요?

 △사슴뿔, 소뿔, 기린 뿔, 코뿔소 뿔, 코끼리 상아 등 등, 참! 뿔들 종류도 많고 모양도 헷갈리시지요. 도대체 어떤 걸 뿔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구요? 듣고 보니 그렇네요. 저희도 무심코 뿔 뿔 하지만 정말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에요. 일단 아는 것부터 간단히 설명드릴게요. 사슴 뿔은 일 년에 한번 씩 뿔갈이를 해요. 매번 할 때마다 크기가 더 커지고 가지도 해마다 하나씩 늘어나요. 수컷만 가진 이 뿔의 용도는 대개 같은 수컷끼리 경쟁하기 위한 것이지요. 소뿔도 단김에 빼라는 속담이 있지요. 소뿔은 양이나 염소 뿔과 달리 손톱처럼 중심부의 살을 감싼 각질로 되어있어요. 그래서 충격을 받으면 간단히 떨어져 나가 버려요. 반면 산양이나 염소의 뿔은 속이 꽉 찬 단단한 뼈 조직이구요. 코끼리 상아는 코끼리의 윗 턱의 앞 이빨 두개가 자라서 변한 이빨이에요. 멧돼지나 바다코끼리의 상아는 엄니(송곳니)가 거대하게 자란 거구요. 코뿔소의 뿔은 그냥 코피부에 난 혹 같은 각질 조직이어서 신경이나 혈관이 없어 손톱처럼 아픔 없이 잘라지고 또 길어나요. 기린 뿔은 주 뿔이 머리 위에 숱 달린 두 개지만 콧등에도 하나 귀 양옆에도 조그마한 봉분 같은 뿔이 둥그렇게 돋아있어 최대 5개로 보이기도 해요. 바다에도 북극 일각 고래 같은 이마에 얼굴을 꿰뚫고 나온 이빨로 된 긴 외뿔이 있기도 해요. 사람들은 ‘유니콘’처럼 작은 말의 이마에 일각 고래의 뿔을 붙인 상상의 뿔 동물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요.

최종욱 <우치동물원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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