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진의 ‘제비꽃’ 이야기1
그의 노래가 다 그렇듯 노랫말을 다시 음미하면 그가 천생 ‘노래하는 음유 시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복한 사람’에서 그는 세상 사람에게 묻는다. “울고 있나요. 당신은 울고 있나요.” “외로운가요 당신은 외로운가요” 그런 다음 ‘그러나’ 앞에 ‘아’를 붙여 “아 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라 한다. 사실 이 대목을 들으면 더 울고 싶고, 더 외로워지기도 한다.
특히 ‘제비꽃’은 그가 진정 세상을 노래하는 시인이었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쉬운 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시도 아니다. 다만 뭔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뚜렷이 잡히지 않고, 그 뚜렷이 잡히지 않는 그 무엇이 사람들 마음을 뒤숭숭하게 하지 않나 싶다. 아래에 노랫말을 옮겨 본다.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
내가 다시 너를 만났을 때
너는 많이 야위었고
이마엔 땀방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와
내가 마지막 너를 보았을 때
너는 아주 평화롭고
창 너머 먼 눈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한밤중에도 깨어 있고 싶어
(다음 호에 이어서 씁니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