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시 ‘돌매미’ 이야기3

▲ 탁동철 선생님이 낸 문집과 ‘어린이신문 굴렁쇠’. 나는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어린이신문 굴렁쇠’ 편집·발행인이었다. 그때 탁동철 선생은 문집을 보내 주었고, 나는 그 문집에서 아이들 글과 시를 뽑아 신문에 실었다. 108호, 109호, 84호, 이렇게 써 있는 글은 ‘어린이신문 굴렁쇠’ 그 호에 실었다는 말이다.
 (저번 호에 이어서 씁니다) 교과서는 명호가 한 행으로 쓴 것을 4행으로 나누어 놓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이 시를 읽을 때 잠깐잠깐 끊어 읽을 수밖에 없다.
 
 이얼지 이얼지 이얼지
 (0.3초 쉬고)
 이얼찌끽 이이이이이이
 (0.3초 쉬고)
 찌징찌징찌징 쫍쫍쫍쫍
 
 하지만 보리매미는 이렇게 울지 않는다. 이얼지 이얼지, 울기 시작해서, 쫍쫍쫍쫍 하고 끝을 맺는다. 바로 이 때문에 한 행으로 길게 잡아 놓은 것이다. 그런데 교과서 편찬자들은 이 시를 보통 시처럼 행을 나누어 함부로 고쳐 놓았다.

 명호는 ‘비 오고 매미가 운다’고 한다. 맞다. 비가 와야 땅이 촉촉하고, 그래야 애벌레가 땅을 뚫고 나오기 편하다. 비가 갠 다음 날 보리매미 소리가 아주 컸을 것이다. 애벌레에서 탈피한 보리매미가 이 세상에 처음으로 있는 힘껏 부르는 노래였을 것이다. 명호는 그 소리를 ‘이얼찌 이얼찌 이얼찌 이얼찌끽 이이이이이이 찌징찌징찌징 쫍쫍쫍쫍’ 이렇게 붙잡았다. 그런데 보리매미 소리는 듣는 사람마다 달리 들린다. 나는 ‘띠이용 띠이용 띠이용 띠용띠용띠용띠용 뛰뛰뛰뛰 쫍쫍쫍’ 이렇게 들린다. 보리매미 소리가 궁금하면 유튜브에서 ‘한국의 매미 소요산매미’로 검색하면 된다.

 들어보면 저마다 달리 들릴 것이다. 이렇게 세상 소리는 듣는 사람마다, 그때 기분에 따라 다 다르다. 이 세상에 ‘짹짹짹’ 우는 참새 없고 ‘꾀꼴꾀꼴’ 우는 꾀꼬리 없고, ‘소쩍소쩍’ 우는 소쩍새 없듯이 ‘맴맴맴’ 우는 매미도 없다. (다음 호에 이어서 씁니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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