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가 없는 외동아이가 늘고 자녀의 수가 적어지면서 부모님들께서는 자녀가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물론 자녀에 대한 염려와 기대가 더욱 커졌습니다. 자녀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아이일 때부터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에도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또래들에게도 인기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왜냐하면 타인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은 학교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자녀가 한평생을 살면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알고 사교육 현장에서는 학습능력 발달과 함께 친구를 만드는 능력을 발달시켜준다고 광고하는 학원도 볼 수 있습니다.



`머리가 커지는 아이’만 강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 예습과 복습을 하고, 오답 노트를 만들어 반복 학습을 한다면 틀림없이 만족할만한 성적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모님 자신의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즐거웠던 시간을 되돌아보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능력을 어떻게 발달시킬 수 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어린 시절에는 친구를 사귀고 친구와 함께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던 일은 쉽고 간단한 것이며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동네 놀이터나 학교 주변에서 노는 아이들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긴 시간 동안 많은 친구들과 다양한 놀이를 하고 또래들과 어울려 노는 동안 친구의 얼굴 표정을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경험을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항상 주변에는 다양한 친구가 있었고 친구와 함께 몸으로 부대끼면서 자연스럽게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껴보면서 주위의 또래들과 함께 세상의 많은 것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를 잘 사귀고 함께 공감하고 자신의 마음을 친구에게 잘 전달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타인과 함께 지내는 경험을 많이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직접 자신의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마음을 표현하고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 능력이 발달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가정이 핵가족화돼가고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우리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고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는 경험 의 기회가 매우 부족해졌습니다. 하루 중 긴 시간 동안 어린아이들부터 연령이 높은 아이들까지도 인지적인 학습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머리만 커지고 몸과 마음은 발달될 기회조차 부족하게 된 것입니다.



타인과의 관계맺음이 행복 척도

 우리의 교육이 ‘머리가 커지는 아이’를 강요하지만 아이들은 건강한 몸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절대적인 양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타인의 얼굴 표정을 살펴보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의 느낌을 전달받고 자신의 감정으로 공감하고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 때에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어찌 처신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어떤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가 삶의 모든 것이라 할 만큼 타인과의 만남이 잘 이뤄져야만 아이는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행복을 누릴 수 없기 때문에 가족은 물론 좋은 친구가 있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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