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오늘, 지구와 206억km 거리에 있는 인터스텔라(별과 별 사이 성간우주)를 탐험중인 우주선이 있다. 40년 전인 1977년에 발사된 무인 우주탐사선 보이저호다.

 보이저호에는 외계인을 만날 경우에 대비한 지구인의 메시지가 실려 있다. 전세계 55개 언어로 된 인사말과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2번 1악장,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 등 클래식 음악 27곡, 천둥소리, 고래 울음소리 등 동물의 소리, 키스 소리, 기차 경적소리 등 지구의 자연과 생명의 음향 19가지, 인류 문명을 보여주는 사진 118장을 담은 음반이다.

 보이저호에 담긴 “안녕하세요”라는 한국 여성의 인사는 언제 어떤 외계인에게 닿을 수 있을까.

 강경마을(순창 적성면 석산리) 신소남(80) 할매댁에서 이제는 희미해져 가는 메시지를 발견하였다.

 처음엔 필경 흰 문종이였을 터이다. 이제 검게 변색한 자욱 속에 깊게 가라앉은 글자.

 ‘入春大吉, 建陽多慶(입춘대길 건양다경)’

 “우리 영감이 적성면에서 다 알아준 양반이여. 이장을 22년간 했어. 돌아가신 지 8년 되얐어.”

 생전의 어느 해 봄날, 입춘을 맞아 서일규 할아버지는 먹을 갈아 또박또박 여덟 글자를 썼을 것이다.
 “봄이 들어섰으니 크게 길하고 밝은 햇볕처럼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입춘부에 담은 그날의 메시지가 지금 막 이 마음에 도착하였다.
글=남인희·남신희 ‘전라도닷컴’ 기자
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 기자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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