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자전거 여행 플랫폼 ‘자전거라도’ 시동
광주송정역 거점 전라도 자전거 여행 코스 개발
열차 연계 등 프로그램·인프라, 제도 지원 모색

지난 22일 오전 자전거라도 추진위원회 참여 주체들이 광주송정역에서 영산강을 따라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 있다. 이들은 라이딩 후 영산강 자전거길 주변에서 자전거정책 간담회도 가졌다.
지난 22일 오전 자전거라도 추진위원회 참여 주체들이 광주송정역에서 영산강을 따라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 있다. 이들은 라이딩 후 영산강 자전거길 주변에서 자전거정책 간담회도 가졌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기후위기에 변화된 일상. 관광, 여행 역시 새로운 접근과 고민이 필요한 때다.

자전거를 활용한 새로운 전라도 여행 플랫폼이 시도된다. 이름하여 ‘자전거라도(羅道)’. 자동차가 아닌 두바퀴로 광주와 전남 여행을 즐기는 시대를 열어보자는 의미다.

‘자전거라도’라는 광주에코바이크 제안에 따라 광주사회혁신플랫폼과 전남사회혁신플랫폼이 공동의제로 정해 추진하고 있다.

전라도 자전거 여행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으로, 이름도 자전거와 전라도를 합쳐 정했다.

광주와 전남 사회혁신플랫폼을 비롯해 광주에코바이크, 이용빈 국회의원, 한국지방재정공제회, 광주사회혁신가네트워크 등이 참여해 추진위원회를 꾸려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기본 구상은 광주송정역을 거점으로 자전거를 타고 전라도 곳곳으로 여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인프라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광주사회혁신플랫폼 이민철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 시대, 기후위기 대응을 생각하면 여행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자전거라도’는 기존 자가용 중심 여행 문화를 자전거 여행 문화로 바꾸자는 뜻이다”고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준비는 이미 궤도에 올랐다.

우선적으로 전남 담양과 장성, 화순, 나주, 목포 등 5곳에 담당자를 정해 거점 조직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각 담당자는 그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로 정했다. 이들은 자전거 여행길, 여행코스를 만들고, 관광 자원을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자전거라도’가 운영을 시작하고 자전거 여행자들이 해당 지역을 찾아오면 길잡이 역할도 할 예정이다.

광주송정역에서 출발해 전라도의 각지를 연결하는 데 있어 거점이 되는 건 각 지역의 기차역이다.

즉, 광주송정역이 집결지이자 출발지라면 목포역, 나주역, 구례구역, 순천역 등은 여행자들이 가고 싶은 곳을 정할 때 도움을 주는 지표가 된다.

목포에서 신안, 순천과 구례 등으로 여행을 이어나가는 식이다.

기차역이란 거점은 자전거와 기차를 연계한 여행까지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추진위원회는 ‘기차 더하기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자전거와 기차를 연계한 여행도 모색하고 있다.

타 지역에서 찾아오거나 자전거 여행 도중 피로 등의 이유로 다른 교통수단이 필요할 때 기차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

문제는 지금의 철도 정책에선 이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운행 하고 있는 열차 중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건 무궁화호 뿐이고 이마저도 6대 정도만 탑승이 가능하다.

새마을호를 비롯해 KTX나 SRT 등은 자전거와의 ‘콜라보’ 자체가 불가한 실정인 것.

사실 전라도 어디서나 막힘 없는 자전거 여행이 가능하자면 자전거 도로나 자전거 관련 교육 등이 기본적으로 뒷받침돼야 하기도 한다.

플랫폼을 준비하는 데 있어 자전거 관련 각종 제도를 정비하는 일도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이에 이용빈 의원을 비롯해 광주시의회, 전남도의회도 ‘자전거라도’ 추진위원회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난 22일 광주송정역에서 자전거라도 추진위원회 참가 주체들이 라이딩을 출발하기 전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지난 22일 광주송정역에서 자전거라도 추진위원회 참가 주체들이 라이딩을 출발하기 전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지난 22일엔 ‘자전거라도’라는 이름 아래 자전거 라이딩와 자전거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자전거 단체, 시민사회를 비롯해 이용빈 의원과 정무창 광주시의원, 광산구의원 등 20여 명은 이날 광주송정역에서 영산강 호가정까지 자전거 라이딩을 한 뒤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이야기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자전거라도’와 관련해선 철도 관련 자전거탑승 체계 및 시설 개선, ‘내일로’ 패스와 같은 자전거 여행자 대상 정기여행권 발행, 지자체 등과 연계한 고유브랜드화 사업 등이 제시됐다.

지역마다 자전거 길잡이를 육성해 지역일자리 창출 효과를 도모하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과 자전거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 역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추진위원회는 앞으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관광공사 등과 ‘자전거라도’ 플랫폼의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정책과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민철 위원장은 “우선 ‘자전거라도’를 만들기 위한 팀이 꾸려 필요한 정책과 프로그램, 여행 코스와 여행 상품을 만들어가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5개 지역부터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전라도 전체를 연결하는 자전거 여행 플랫폼을 만들어보려 한다”며 “종합적으로 자전거를 중심으로 여행 패러다임을 바꾸는 플랫폼으로 ‘자전거라도’가 기능할 수 있게 하자는 게 핵심 목표다”고 강조했다.

‘자전거라도’를 제안한 광주에코바이크 김광훈 사무국장은 “기본적인 준비를 끝내면 올해 안으로 플랫폼이 가시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다”면서 “앞으로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등 형태로 일자리도 창출하면서 자립이 가능한 모델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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