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균등 ‘작품별 단원제’ 위계 구조 양산”

사진=대책위.
사진=대책위.

“비상근 프리랜서 예술인에 대한 노동인권 침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
배우 및 스태프에 대한 계약 지연으로 인한 피해, 배우들의 잦은 부상 및 안전 사고, 산재 보험 미가입, 불공정 계약 종용, 갑질, 폭언, 인격 모독, 성희롱성 발언 등 문제가 불거진 광주시립극단의 정상화를 위한 지역 대책위가 출범했다. 
광주지역 문화·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9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위 출범 선언과 광주시립극단 문제의 책임자 처벌과 광주시 사과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극단연인·지역문화정책네트워크·광주여성민우회·광주민예총·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대책위는 “우리는 지난 8월19일 제기된 광주시립극단 13회 수시공연 ‘전우치 comeback with 바리’의 객원 단원들이 고발하였던 노동인권 유린 피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진상 규명 및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징계와 광주시립극단 운영의 정상화를 촉구하며 광주의 예술, 노동, 여성, 시민 사회단체가 모여 대책위원회를 출범하였음을 밝힌다”고 전했다.

예술·노동·여성·시민단체 등 참여

대책위는 “광주시립극단은 ‘문화도시 광주’라는 이름에 부응하여 시민들에게 문화적 다양성을 제공하고 지역 예술인들에게 안정적인 공연 활동 기회를 보장해주기 위해서 극단이 해체된 지 24년만인 2012년에 재창단했다”면서 “광주시립극단은 재 창단 이후 예술감독과 극단 사무실의 최소 상근 단원들을 제외하고는 작품별로 오디션을 통해서 프리랜서 예술인들을 선발하고 고용하는 ‘작품별 단원제’를 도입했는데굚 이는 당초 취지인 배우들의 균등한 기회 보장의 목적을 달성하기보다는, 극단 상근 단원들의 권력 집중과 폭력적인 위계 구조를 양산하는 계기로 악용되었으며, 지난 2017년 광주시립극단 예술감독과 운영실장, 광주연극협회 회장의 보조금 횡령 사건이 그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하여 관련 책임자들이 처벌을 받았으며, 광주시도 예술 현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병폐를 일소하겠다고 약속하고 광주시립극단의 운영 정상화를 발표했지만 3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상근 단원들에 대한 갑질과 폭언·성희롱·불합리한 제작 환경 등 심각한 노동인권 유린 문제는 현재 진행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광주시립극단은 광주광역시립예술단 설치 조례를 근거로 하여 광주광역시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이고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인 만큼, 안정적이고 안전한 일터로서 존재해야하지만 현실은 한 사람의 노동자로 인정받기 어려운 비상근 단원들의 계약 형태, 단원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없는 열악한 연습 환경 및 사고에 대비한 적절한 보험 가입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또한 피해를 입은 단원들이 성명서를 발표한 지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도, 광주시립극단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사람의 어떠한 사과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도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러한 문제를 고발한 피해 당사자들에 대한 2차 가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립예술단 운영 개선 대책 수립해야”

대책위는 “이에 광주시립극단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역의 문화 예술 생태계의 복원과 제도 개선을 통해서 예술인들이 안전한 일터에서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면서 △광주광역시 감사위원회는 광주시립극단 상임연출의 상습적인 폭언과 인격모독, 불공정 계약 종용 및 부당한 업무 지시, 무대 감독의 상습적인 성희롱, 안전대책 미비로 인하여 연습 과정에서 발생한 산업 재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가해자를 엄중히 징계할 것 △시민의 대의 기관인 광주시의회는 비상근 프리랜서 예술인에 대한 노동인권 침해를 촉발시킨 ‘전우치’ 공연의 모든 제작 과정 및 광주시립극단 부실 운영에 대하여 특별 감사를 실시할 것 △광주시립극단의 총체적인 부실 운영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광주시 행정부시장과 문화예술회관 관장은 피해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 △광주광역시와 광주시의회는 문화도시 광주에 걸맞은 예술 노동자들의 권리와 지위 향상을 보장하고 안전한 창작 환경을 위하여, 광주시립예술단 운영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한 정책의 수립과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8월20일 광주시립극단의 작품 ‘전우치 comeback with 바리’에 참여한 조연출과 객원배우 4명은 SNS를 통해 배우 및 스태프에 대한 계약 지연으로 인한 피해, 배우들의 잦은 부상 및 안전사고, 산재보험 미가입, 불공정 계약 종용, 갑질, 폭언, 인격 모독, 성희롱성 발언 등 광주시립극단 운영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내용의 성명을 낸 바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