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 함께 생각하기](36)사회적 경제 갈등해소 방안
예산 지원 늘면서 ‘자주성’ 본질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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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 함께 생각하기](36)사회적 경제 갈등해소 방안

오랫동안 교직에 계셨던 지인 한 분이 명예퇴직을 신청하였다. 그 분은 자신의 유년기를 보낸 고향의 어르신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마을에 한동안 정착하였다.

그가 되돌아간 마을엔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조정할 마땅히 중간 역할을 할 사람이 없었다. 그건 여느 마을도 똑 같이 겪는 주변에서 흔히 목격될 수 있는 사례이다.

그는 마을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생동감 있는 마을 만들기에 적극 활용하였다. 그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그의 자신을 희생한 헌신성이 오랜 정체기의 마을을 생동감 있게 변화시킨 것이다.

어려울 때 마을주민들은 처음엔 익숙치 않았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통하여 의견을 모아갔다. 답답하고 더디게만 진행되어 일부 사람들은 그에게 마을일의 결정권을 부여하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는 결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마을을 소수 몇 사람에 의하여 주요 사안이 결정되는 인물 중심의 한계를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마을을 체계화된 제도화로 의사결정을 확립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함을 명확히 주변 마을사람들에게 설파하였다.

그에게도 몇 번의 고비도 있었다. 어려울 때는 기꺼이 함께 참여한 마을 주민들이 점차 마을활동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소극적인 참여로 바뀐 것이다. 더욱 수익이 창출되자 이에 대한 분배방식을 놓고도 마을사람 사이에 의견 대립도 자주 발생했다. 사실 이는 협동조합 등 상부부조의 조직체에서 일상적으로 겪는 어려움이기도 한다. 동업을 하는 일반 영리조직체도 예외 없이 발생하는 갈등의 한 유형이기도 한다.

사회적경제 물량적 지원 늘면서 갈등 첨예

예전 두레·계 등 자연발생적인 자치규범들이 완전히 해체됨으로서 갈등 자체는 해당 구성원들 사이에 큰 감정의 앙금으로 반영구적으로 남기도 한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구성체에서 일은 일로 풀어야한다는 통상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 가장 자연스럽다.

최근 들어 지자체간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물량적 지원이 남용됨으로써 특정 계층에 의한 시혜적인 지원도 이러한 갈등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에서 발생한 갈등에 대한 공식적인 해결 방안은 별도로 마련되고 있지는 않다. 특히 정부지원에 의해 실질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소상인들의 협동조합 협업화 사업 등은 지원금 자체에만 관심을 갖고 출발한 경우엔 지원대상 업체로 결정되고 나서 갈등은 본격화된다. 처음부터 사회적경제의 원리에 기초하여 조직체들이 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부터 사업자 조합원으로서 구성원들은 일정한 형식적인 요건만 구비되면 그냥 지원 해 주는 지원금에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당연히 예측될 수 있는 부작용이다. 지향하는 가치 등에 따른 의견의 다름은 조직자체의 긴장감 고취를 통하여 조직의 경직화 등 일반 조직체의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극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형태의 마을기업으로 외형의 틀을 갖추었지만 마을주민으로 구성된 사람들의 마을기업이 갖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을 하지를 못하였다. 결정된 의견도 일부 구성원이 자신의 의견도 다르다고 하여 비공식적인 형태로 이를 뒤엎는 경우까지 발생하였다.

전통마을의 그 고유한 특성을 살려내어 매출의 확장과 수익률의 증가는 이루어냈지만 발생된 결과물에 대한 분배 등에 대한 의사 결집의 분열로 인하여 당초 마을기업이 지향하는 마을공동체라는 본래 취지로의 목표 추진은 어려웠다.

특히 초기에 행정관청 등의 지원을 최소화하고 자체적으로 재정적인 안정을 이루고자 하는 방침도 외부의존성에 익숙한 마을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엔 쉽지 않았다.

결국 5년여의 실험 끝에 그 마을기업은 선한 의지의 실현이라는 당초 설립취지와는 동떨어져 초기 의욕을 갖고 원칙을 고수하고자 하는 핵심인력의 철저한 배제로 인하여 와해상태에 이르렀다. 사회적 경제 형성을 위한 문화적인 토대 없이 일부 사람들의 의지만으로 행해지고 있는 사회경제 조직체의 취약성이 초래한 실패사례로서 이에 대한 좋은 성과를 기대하였던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안타까움을 남긴 채 활동을 정지하였다.

이로 인한 마을구성원들의 갈라진 의견으로 인한 감정적인 상처의 골은 깊게 패인 채 봉합도 하지 못하고 큰 후유증으로 남아 있다.

자연발생적인 형태가 가장 바람직

보통 일반 영리를 추구하는 창업자들의 성공까지의 실패사례 회수는 평균 2.7회 정도라고 한다. 의사 결집 등 실패 시 주요한 손실을 감당하는 창업자의 경우는 이전 실패를 자신의 성공창업의 사례로 삼는 자산으로 적극 활용을 할 수 있는 반면에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조직체의 실패는 큰 후유증으로 각인되어 이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효과를 남겨 놓는다.

일반인들은 사회적 경제 조직체의 실패사례들의 요인들을 분석하여 이를 향후 성공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의지 자체가 아예 차단되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다수의 중간조직체들도 이러한 실패사례들을 적극 분석하여 이를 교육적인 확장효과로 활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성공의 경우만을 과대 홍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회적 경제는 자연발생적인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다. 이를 특정 정보효과를 강조하여 그 공간의 문화에 전혀 맞지 않음에도 의도적으로 특정한 틀에 맞추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의 예산 투입으로 살림살이로서 사회적 경제는 그 본질로서 자주성과 각 단위의 고유한 살림살이 유형들의 사회적 경제 조직체내로의 체화하는 내부적인 성찰들이 전제되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자금의 조달은 명확한 운영의 원칙이 전제되어야 이에 합당한 조달 원천의 선택이 조심스럽게 결정되어야 함에도 단순히 외부자금의 지원요건에 형식적으로 맞추려는 왜곡으로부터 실패에 대한 요인들이 잉태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관심이 증가되고 있고 대안 경제의 모형으로 인식되고 있는 사회적경제의 정착을 위해서는 그 접근방식도 참여구성원들의 내부 동력을 고려하여 그에 합당한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지원예산도 매년 증가추세이다.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직간접적인 지원의지로서 정부의 예산배정도 상당한 금액에 이르고 있다. 절대적인 금액이 증가된 만큼 사회적경제 원칙에 합당한 내용은 그 이상으로 충실히 설정되어야 한다.

이무성(사회적경제교수연구자 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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