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 1구, 행불자 가족 DNA와 일치 확인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발굴조사 모습. 사진=5·18기념재단 제공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발굴조사 모습. 사진=5·18기념재단 제공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교도소에 계엄군에 사살된 시민들이 암매장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교도소 부지에서 발굴된 유골 1기가 5·18 행불자 가족의 DNA와 일치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발견된 262구의 유골 중 1구가 행불자 가족의 DNA와 99.9% 일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또 다른 2구도 행불자 가족의 유전자 정보와 일부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위는 행불자 유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교차분석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에 대해선 5·18 희생자들이 암매장됐다는 기록, 증언 등을 바탕으로 2017년 11월부터 암매장 발굴 조사를 진행돼 왔다.

조사는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벼락 부근에서 시작해 교도소 서쪽 전역으로 확대됐으나 유골은 물론 5·18희생자들의 흔적조차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무연고자 공동묘지는 이때 조사 대상에선 제외됐었는데, 신원미상 유골이 발견된 것을 계기로 5·18단체들은 주변 지역에 대한 추가 발굴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다 2019년 12월,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묘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 더미가 발견됐다.

솔로몬 테마파크 조성 공사를 위해 무연고 묘지를 정리하는 작업자들이 합장묘를 수습하다가 봉분 흙더미에서 대량의 유골을 발견한 것.

당시 80여기가 수습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추후 국과수가 분류 작업을 거쳐 262기의 유골로 확인했다.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계엄군이 사망한 민간인을 암매장한 장소로 지목했던 곳으로, 5·18 행방불명자와의 연관성이 주목돼 왔다.

국과수는 무연고 묘지에서 발굴된 유골을 분류·조사했지만 이전 유전자 분석 과정에서 5·18 행불자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조사위가 직계 가족만 확인할 수 있는 분석 기법(STR·짧은 반복서열)뿐만 아니라 삼촌이나 조카 등 방계까지 확인할 수 있는 분석 기법(SNP·단일염기 다형성)을 도입해 검증 범위를 넓힌 결과 연관성이 드러나게 됐다.

조사위는 지금까지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한 유골 60여기에 대한 분석을 마쳤고, 나머지 100여기에 대한 분석을 계속할 계획이다.

조사위는 11월까지 행불자 가족과의 신원 일치 대조가 이뤄지지 않은 유골 160여구를 대상으로 유전자 감식을 마칠 예정이다.

권영웅 기자 nicev@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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