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8일부터 ‘천일야화의 길’ 전시
8개 주제 구성…아랍 사회·풍속 소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아시아문화박물관 특별전시-천일야화의 길’을 오는 8일부터 올해 말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에서 진행한다.
‘아라비안 나이트’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천일야화’는 1001일 동안 밤마다 페르시아 재상의 딸 세헤라자드가 왕의 폭정을 잠재우기 위해 들려주는 이야기다. ACC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천일야화’의 기원과 전승 과정, 19세기말 시작된 우리나라의 번역사, 아랍인의 생활 풍속 등 아시아 문화와 역사에서 갖는 의미를 되짚어본다.
‘천일야화’는 300여개의 작은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는 액자식 소설이다. ACC는 매번 책장을 넘기면 새로운 이야기와 그림이 펼쳐지는 팝업북처럼 ‘천일야화’의 화자 세헤라자드가 새롭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총 8장의 주제로 구성했다.
1~2장에서는 ‘천일야화’의 전승 역사와 주요 판본을 소개한다. 인도와 페르시아에서 온 이야기가 지배 세력의 변화를 따라 이라크와 이집트, 유럽으로 건너갔다 아랍에서 역수입한 과정을 그림과 연표로 보여준다. 특히 근대 최초의 한글 번역 소설인 ‘유옥역전(1895)’이 ‘천일야화’를 번역했다는 것, 1926~27년 방정환이 ‘천일야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등 4편을 잡지 ‘어린이’에 소개 시 ‘열려라 참깨’를 우리에게 친근한 ‘열려라, 콩’, ‘닫혀라, 팥’으로 번역했던 일화를 소개한다.
3~4장에서는 ‘천일야화’의 이야기나 주인공을 활용한 문화 콘텐츠를 소개한다. 3장에서는 화자 세헤라자드가 18세기 귀여운 페르시아 귀족 소녀로부터 21세기 당당하고 열정적인 여성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4장에서는 각종 영상, 이미지, 회화, 우표, 엽서 등을 통해 재현된 아랍의 모습이 전시된다. ‘알라딘과 요술램프’의 알라딘과 재스민이 옛 판본에서는 각각 변발을 한 중국인 비단장수의 아들, 중국 공주 바드 알부드르로 묘사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5장 ‘라이브스케치’는 ‘세헤라자드’, ‘하늘을 나는 목마’, ‘흘러간 삼남매’, ‘신바드의 모험’ 이야기의 주인공을 골라 아시아 전통 의상에 색을 칠하고 스캔하면 화면을 통해 아시아 곳곳을 다녀볼 수 있는 디지털 체험공간이다.
6장에선 유럽에 처음 ‘천일야화’를 소개한 18세기 프랑스인 앙투안 갈랑의 번역본을 비롯해 아랍어 전집 ‘천일야화’ 등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소개한다. 7장은 ‘천일야화’ 속 아랍인들의 사회와 풍속을 소개한다. 척박한 사막, 텐트나 흙집, 지루함을 달래주던 물담배와 커피, 전통 의상을 감상한다.
마지막 8장에서는 전시장 내 설치된 무인 안내기를 통해 3D 그래픽으로 구성된 가상현실 공간에서 ‘라마야나’, ‘마나스’, ‘천일야화’를 감상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무인 안내기 VR 전시는 ACC 누리집(www.acc.go.kr)을 통해 인터넷으로도 감상이 가능하다.
주한이라크공화국대사관에서 기증한 전통 이라크 남성 의상도 전시되며, 8일 개막식에는 주한이라크공화국대사관 공관장 무함마드 무스타파 주마 알 문페티키 박사가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 ‘천일야화’의 역사와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가족 모두가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앞으로도 아시아문화의 다양성을 알릴 수 있는 전시 활성화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