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부터인지 광주경제는 “어렵다” 투성이었다. 고질적인 실업난, 자금난,경기부진, 신용불량자 증가 등 때마다 반복되는 통계·자료는 오히려 지역민의 어깨를 짓눌렀다. 문을 닫는 점포, 시름하는 중소기업, 빚더미에 허덕이는 서민들은 지역언론의 단골 주제가 된 지 오래다. 사실 그것이 광주의 한계일 수도 있다. 만년 소비도시인 광주에 유일하게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과 그 부품업체, 그리고 광산업 관련 기업, 몇몇 유통업체들이 버팀목이 됐을 뿐이다.
그러던 중 삼성전자의 에어컨, 세탁기 생산시설이 올해 안으로 광주로 이전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물론 삼성전자는 수 년전부터 백색가전의 광주이전을 검토하고 있었지만 그 구체적인 시기나 이전 규모에 대해서는 확실한 언급을 피해왔다. 경기도 수원공장에서 광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고려, 지방자치단체와의 조율 , 내부 결정 등이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와중에 삼성전자 광주공장이 있는 하남산단을 찾았다. 몇차례 취재 결과 에어컨 생산시설이 들어설 공장 신축공사가 이미 한창이고 10년이 넘게 공터로 남아있던 부지들이 올해 하나 둘 팔려나간 사실이 확인됐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수원공장과 부품업체들이 이전대책회의를 열거나 광주시가 삼성전자 부품업체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가지는 등 구체적인 `작업’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미 생산시설을 갖춘 세탁기는 하반기부터, 공장 신축중인 에어컨이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가 광주에는 또 다른 `비빌 언덕’이 생겼다. 삼성전자가 광주를 백색가전 메카로 발전시키는 내용의 복안을 마련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거기에 기아차 광주공장의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15만대 추가생산, 광주시의 기업 콜센터 유치까지 전해졌다. 광주경제가 모처럼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최근 들어 가장 유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구체적인 대안 없이 수 년째 반복되는 어렵다는 이야기조차 지겹다. 새롭게 자리를 틀게 될 삼성전자 백색가전과 기아차 증산 등의 파급효과를 어떤 방법으로 극대화시킬 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볼 때다.
chadol@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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