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세워진 차량들이 아이들을 차도로 밀어내고 있다. 집을 나서는 아이들은 곧바로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동구 소태동 모아 미래도 아파트 앞. 이곳은 아침마다 차량과 아이들이 얽혀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곤 한다. 아파트에서 큰 도로까지 이어진 골목은 자가용 3대가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다. 하지만 이곳은 주택가라 보도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양 길가에 버젓이 주차한 얌체 차량들로 아이들은 차도를 보도 삼아 걸어다니고 있다. 차가 한 대라도 지나갈 때면 주차된 차 쪽으로 바짝 몸을 사려야 하는 상황.
차량과 차량 사이 좁은 공간으로 전·후진하는 차량들에 끼여 아이들은 아슬아슬하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아이들 등교와 아파트 주민들의 출근이 겹치는 시간이면 운전자와 아이, 학부모 모두 마음 졸이곤 한다. 특히 이곳은 남초등학교·무등중·지원중으로 이어진 골목이라 아이들의 유동이 많아 사고 위험 부담이 더욱 크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차를 비껴 지나가는 모습이 아슬아슬하다. 친구와 장난치면서 걷다 보면 오는 차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그러다가 사고 날까 봐 항상 걱정된다”며 안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어린이보호구역, 이른바 `스쿨 존’으로 지정한 남초등학교 주변도 얌체 주·정차 천국이다. 길가에 즐비하게 주차된 차를 피해 아이들은 차도로 등·하교 하고 있다. 후문은 그나마 어린이들이 다닐 수 있는 보도가 확보되어 있지만, 정문은 어린 아이 한 명도 제대로 걸어 다닐 수 없는 좁은 보도를 설치,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주민들이 물건을 진열해 놓아 아이들을 자연스레 차도로 내모는 경우도 많다. 특히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우산을 쓴 아이들이 진행하는 차량을 보지 못하는 위험이 뒤따르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단속의 사각지대다. 동구청 교통과는 “통학로는 보도와 차도 분리가 필요한 지역이다”고 동의하면서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학교 부근이 주택 밀집 지역이라 주·정차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속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학부모와 교사들은 아이들을 `어린이 보호구역’에 맡겨놓고도 늘 교통사고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지은 기자 jou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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