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십시오” “맛있게 드십시오” “감사합니다”
손님을 맞이하는 고급식당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인사가 아니다.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노인들을 맞이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인사다.
남구 서2동에 위치한 `사랑의 식당’에는 하루 500여 명의 노인들이 찾아와 점심을 해결한다.
13년째 식당을 운영하며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광주직업청소년원의 허상회(70)원장.
“신앙의 정신으로 불우한 사람을 위해 일하고 싶었어요.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 땀을 흘리면서 꽃을 피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전 11시부터 식사가 제공되지만 노인들은 좀 더 일찍 식당을 찾는다. 말벗을 찾아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다. `사랑의 식당’은 이제 노인들에게 단순한 식당의 문제가 아니라 또 하나의 `보금자리’가 됐다.
허원장이 이 일을 처음 시작한 건 1991년. 광주시의 권유로 시작하게 돼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허원장의 하루는 그야말로 일희일비(一喜一悲)다. 보다 많은,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실천에 옮기지 못할 때는 안타깝지만, 양동시장의 훈이 엄마, `늘푸른유통’의 이호성씨, 구두닦이 부부 등 1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매일같이 기쁘다.
“구와 시에서 278인분을 지원하죠. 근데 식당을 찾는 분들은 하루 500여 명이거든요. 더 많은 사람에게 보다 좋은 음식을 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노인 분들에게 사랑을 베풀려는 분들이 있어 든든해요.”
그는 지난 58년부터 광주직업청소년원을 이끌어 오며 1000여 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에게 일하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또 남구 송암동 도동마을에 양로원을 지을 계획이다.
“사회사업을 하면 (경제적으로)뭔가 생길 거라 생각하는데 그럴 때가 제일 속상합니다. 결혼한 지 30년이 넘었어도 자식이 없어요. 봉사를 하려면 2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니까 일부러 안 낳았죠. 앞으로 생명이 다할 때까지 사회사업에 모든 것을 바칠 계획뿐이에요.”
최종호 기자 sirag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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