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린 뒤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벌컥벌컥 수돗물을 마시는 모습은 더 이상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가정과 직장, 학교에서는 생수를 사 마시거나, 정수기로 정수한 물을 마시고 있다.
지난 7일 `아파트 저수조 눈가림식 청소’ 기사가 나간 뒤 독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파트 저수조 청소가 소독작업 없이 이뤄진다는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 독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이 6개월에 한 번씩 실시하는 청소가 형식적인 것에 대해 분개하고 있었다.현재 광주에서는 40% 가량의 시민들이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택단지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먹는 수돗물은 정수장에서 직접 보내 온 것이 아니라 지하 또는 지상 저수조에서 일단 저장한 뒤 각 가정으로 보내는 물이다.
수천 명 주민들의 위생과 직결된 저수조는 오염 등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기 청소시 고압세척기로 벽면 오염물질 제거, 잔유물 처리, 그리고 소독 공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소독을 필수적으로 하게 돼 있으나 소독제로 쓰는 염소의 독성 혹은 냄새를 우려해 소독자체를 생략, 형식적인 부실 청소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또한 제대로 청소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것은 저수조 관리의 핵심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각 구청은 현장확인 없이 서류, 사진 등으로만 이를 확인하고 있다.
구청측은 `담당공무원 한 사람이 3000여 개의 저수조를 관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해서 각 구청이 관리책임을 면할 수 있을까. 제도가 잘못됐으면 바꿔야 하고 사람이 없으면 늘려야 한다. 그것도 힘들다면 외부기관이나 단체의 도움을 받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주민들의 건강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제도개선은 더욱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인력 부족으로 부실청소를 방치하고 있는 동안 바로 우리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observer@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