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신청사가 완공된 지 수년 만에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달 한미 FTA 반대 집회에 참가했던 일부 시위대에 의해 유리창이 깨지고 보도블록이 벗겨진 것. 한미 FTA로 직격탄을 맞게 될 노동자·농민들이 한 때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개개인이라면 다가서기 어려웠을 시청사에 분풀이를 한 것이다. 물론 그 과격한 행위 자체에 정당성을 줄 수 없으며 이는 시위에 참가했던 대다수도 인정하는 바다. 그날 시위대 일부에서도 ‘자제’를 외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시청사가 ‘상처’를 입은 그 뒷날. 시는 폭력시위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규탄 현수막을 걸고, 또 집회 주최단체를 형사고발했으며 급기야 ‘돈 없고 빽 없는’ 그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생존권을 울부짖는 그들의 ‘과격’에 ‘강경’으로 응수한 셈이다.
지난달 23일 오전 처참한 시청사를 바라보며 대부분의 시민들은 과격한 시위를 걱정하며 우려했었다.
하지만 시위대의 손목에 쇠고랑을 채우고 텅 빈 호주머니에 ‘채권 딱지’를 붙이는 해결책을 바라는 시민은 얼마나 있을까. 시가 ‘유감’과 ‘미안’을 표하는 시위대에게 시청사를 같이 청소하자고 했다면, 시위 단체들이 시에 또 한 번의 실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달했다면, 한미 FTA로 인한 지역민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서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면.
이 과격과 강경을 지켜보며 ‘만약’만 되풀이 되고 있다. chadol@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