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석호<교육인권부 기자>
광주지역 고교별 수능석차와 서울대 합격자 수를 다룬 일부 언론 보도로 학교마다 소란스럽다.
얼마 전까지 각 고등학교 정문에는 특정대학교 합격자, 수능 고득점자 현수막이 요란하게 내걸렸다.
학부모단체와 교원단체는 이 같은 현수막이 학벌지상주의와 입시학원화를 부추긴다며 설치 반대 운동을 벌였다. 이에 해당 고등학교는 학부모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일부 언론들이 성적에 따른 학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있어 문제다.
일부 언론사들이 학교별 서울대 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명문고’ 기사를 잇따라 보도했고, 고교별 수능석차도 자세히 알렸다. 또 서울대 합격자 수와 수능 석차를 표까지 곁들여 보여주는 친절함도 잊지 않았다. 시내 고등학교가 서울대 합격자 수나 수능성적 순으로 줄세워진 순간이다.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학교는 ‘명문고’로 매겨졌고, 서울대 합격자가 없거나 수능성적이 기대치를 밑도는 학교는 ‘비명문고’로 전락한 것.
한 언론은 ‘공·사립 양극화 심화’ ‘사립 강세 ○○구 명문학군 입증’ 등을 거론하며 수능석차, 서울대 합격자수를 자세히 설명했다.
또 다른 언론은 ‘광주 57개교 1등부터 꼴찌까지’ ‘공립 고교 실력향상 시급’이라고 보도했다.
학교를 영어 이니셜로 처리하면서 1위부터 30위까지 밝히기도 했다. 학교 서열화를 반대한다면서 실제로는 서열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서울대 합격자 수와 고교별 수능석차 보도는 독자와 학부모들의 관심을 모을만한 사안이다.
언론사들은 독자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보도였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스스로 학벌주의 조장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observe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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