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학교까지 오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수업받는 게 좋은 것 아닌가요? `찾아가는’ 교육을 해주는 겁니다.”
중증지체장애아동 생활시설인 행복재활원 내의 `특수학급’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가 한 말이다. 장애인 업무 담당자들에게 종종 듣게 되는 비슷한 말들이다. 그러나 이는 철저히 비장애인 중심에서 나오는 `착각’일 뿐이다.
냉정하게 살펴보면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도, 제도적으로 이를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못’가는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아이들의 직업재활을 위해 마련된 공간을 개조해 교실로 꾸민 것도 이 때문이다. 행복재활원에 이런 교실이 8개나 있다. 올해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자기가 항상 생활하는 공간 바로 옆, 교실도 아닌 `방’으로 학교 온다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시설이 좋을 때 `찾아가는’ 수업이 빛을 발하는 것이죠.”
아이들 4명은 교실이 모자라 휠체어만 놓으면 `꽉차는 방’에서 공부하고 있다. 지능이 높지 않고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지만 수업도중 표현한다고 한다. 휠체어를 움직여 `밖’으로 나가자고.
“취재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시설 관계자들은 물었다. 생활시설에 특수학급이 비집고 들어온 지 10년이 훨씬 넘었다. 그럼에도 그동안 교육청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현 교육감이 동부교육청장으로 있을 때 시설을 찾아 교실 증설 등을 검토해보겠다고 했지만 여태껏 깜깜무소식이다. 교육청이 내놓는 변명은 이 시설이 보건복지부 소관 생활시설이라는 것.
시설 밖에 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에 `학교’가 있다. 아이들이 어느 공간에서 공부하고 싶어하는지 시교육청은 알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이 `방’에서 공부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이 거기에 있다. su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