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 성폭행범이 인화학교 법인 이사장의 둘째아들, 교직원들이었다. 성폭행 혐의가 분명한 행정실 직원을 복직시킨 것도 인화학교 법인이었다. 국가기관인 인권위의 권고를 무시하고, 관리감독기관인 시교육청의 지시도 들은 체 만 체 한 것이 지난 2년간 법인이 보여준 작태였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돌아가야 할 곳은 학교뿐이었지만, 이번엔 아예 폭행 혐의로 학교로부터 고소까지 당했다.
사회복지법인이기 때문에 사립학교와 달리 제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교육청이 내놓는 변명이다.
지난 5월 두달 넘게 진행했던 등교거부를 접고 학교로 돌아가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기 전, 아이들과 부모들은 실랑이를 벌였다.
부모들과 아이들 모두 법인에 학교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당장 유급사태를 우려한 부모들이 아이들을 설득했던 것이다.
그날 기자회견은 울음바다가 되고 말았다. 수년간 학교내에서 성폭력을 당했고, 제대로 수업도 받지 못했던 현실이 세상에 알려졌어도 전혀 바뀌는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언제쯤 끝이 날 수 있을까’라는 막막한 심정, 그 울분이 복받쳐 올라왔던 것.
인화학교 학부모와 대책위는 이제 인권위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공립 특수학교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예산, 현 학교 교사의 이동 같은 어려움만을 열거할 뿐이다. 그럼 대체 장애학생들의 교육권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막 나가는 법인에 대한 지원은 해야 되고 관리감독 권한은 제한되어 있는 기막힌 현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는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곳은 시교육청뿐이다. 아이들과 부모들 가슴의 피맺힌 절규를 언제까지 외면만 할 것인가. su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