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금도 그 이탈리아 여자들이 무엇을 노래했는지 모른다. 사실은 알고 싶지 않다. 어떤 건 모르는 채로 있는 게 나을 때도 있다. 난 그것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그래서 더욱 가슴시린 울림이었노라 여기고 싶다. 그 목소리는 이 곳의 그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하늘 위로 높이 솟아올랐다. 그것은 우리의 작은 새장에 갇힌 아름다운 새가 새장을 벗어나는 것과도 같았다. 그리고 아주 짧은 한 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 <쇼생크 탈출>

영화 속 레드의 독백이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온 앤디에 의해 ‘피가로의 결혼’이 스피커로 울려퍼지는 순간 쇼생크의 모든 것이 정지된다. 그 사각의 높다란 회색담장 안에서는 한 번도 들어볼 수 없었던 음악이다. 천상의 소리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친구인 레드는 훗날 이렇게 표현했던 것이다.

오르페우스는 가인(歌人)이다. 음악의 신 아폴론과 뮤즈 칼리오페의 아들이니 음악적 재능이 얼마나 탁월했겠는가? 그의 아름다운 수금 연주와 노래에 사나운 맹수는 온순하게 굴었고 단단한 바위는 물렁해졌으며 초목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오르페우스는 뱀에 물려 죽은 신부 에우뤼디케를 구하러 수금 하나 들고 지옥까지 간다. 그의 아름다운 음악은 하데스의 지옥을 지옥답지 않게 만들어 버린다. 늙은 뱃사공 카론도 고집이 꺾이고, 망각의 강 레테도 본분을 망각하며, 지옥문의 괴물 케르베로스도 꼬리를 내린다.

사람은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들으면 감동한다. 아름다운 그림이나 영화를 보아도, 멋진 조각품이나 건축물을 보아도 그렇다. 음악이라고 다를까? 아름다운 음악은 사람을 기쁘게도 눈물짓게도 한다. 그래서 음악은 마법과도 같다. 짧은 순간이지만 감옥을 감옥답지 않게 만들어 버리는 것도 위대한 음악의 힘이 아니겠는가?

사고력논술 교육은 모든 학문의 영역이 분리되지 않고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언어, 철학, 예술, 사회, 역사, 수학, 과학 등의 영역이 통합적으로 다루어진다. 음악은 사고력논술 교육에서 중요하게 활용된다. 수업의 보조적 수단에 머물지 않고 그 자체가 하나의 주요한 텍스트가 된다.

아이들과 공부할 때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흐르는 선율과 의미있는 노랫말은 아이들에게 에너지를 선사한다. 음악은 예술사고력이다. 풍부한 감성을 갖고 사유의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은 예술사고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유만으로는 삶이 풍요로워질 수 없다.

‘저녁바람이 부드럽게’ 불 땐 아름다운(?) 방송사고의 주인공이 선물한 모짜르트를 듣자. 그 노래가 내게는 어떤 울림으로 다가올까? 독방징벌을 마치고 2주 만에 돌아온 앤디는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가리키며 레드에게 말한다.

“이 안에 음악이 있었어. 이 안에도. 그래서 음악이 아름다운 거야. 그건 빼앗아 갈 수 없거든.”



<김용균 지혜의숲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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