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논술지도사 한경숙씨

‘초등 논술’이란 단어는 옆으로 치워두자. 아이들이 생각하고 표현하게끔 도와주는 것, 그게 본질이다.

논술지도사 한경숙씨는 “논술도 결국 사고력과 표현력”이라고 말한다. 고로 ‘논술 지도사’라는 말도 그리 좋은 말은 아니라는 것이 한씨의 말이다. “기술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의미를 알려주는 사람이 필요하고 꼭 전문가가 아니어도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다면 누구도 논술지도사가 될 수 있다”는 것.

한씨는 일상에서 충분히 대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한다.

“질문이 곧 논제이고 아이들이 그 까닭을 말할 수 있으면 그게 논술의 기초가 된다. 우리 생활이 논제 꺼리다. 일상 생활에서 아이와 나누는 모든 대화가 논술의 기초가 된다.”

대화만큼 중요한 것이 독서와 글쓰기. 아이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은 기본적으로 오랜 기간의 독서와 글쓰기 경험을 바탕으로 가능하다. 몇 개월 간의 집중 학습으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

한씨는 “주어진 논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석하는 힘은 단어이므로 자신의 생각이나 논리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아는 단어라도 개념을 정확하게 알아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책을 읽을 때 혹은 대화할 때 ‘단어’에 신경을 쓰라는 것.

아이들이 책을 읽기 싫어하면 직접 읽어주는 방법도 있다.

“책을 읽어 줄 때는 가끔 멈추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같이 예측을 유도하는 질문을 던진다. 자연스럽게 사고력을 넓이고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이들이 책을 가깝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 한씨는 거실을 책으로 어지럽힌다. 읽지 않더라도 제목이라도 알게 되면 혹은 단어만이라도 알게 되면 어떤 식으로든 후에 그 책과 인연을 맺게 된다. 요즘 같은 여름엔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빈둥거리는 것도 좋다. 한씨는 “한 가지 주제를 정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예컨대 ‘과일’을 주제로 정했으면 과일과 관련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의 목록을 뽑아본다. 문학 속의 과일, 혹은 과학 속의 과일, 예술에서의 과일 등 다양한 ‘과일’을 만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으로 ‘지식’ 탐험을 나가보자. 아이와의 이야기꺼리도 풍성해진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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