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8 전국체육대회가 광주에서 열리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광주를 찾은 선수, 임원진의 규모가 3만여 명이나 된다. 손님맞이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10일 씨름 경기를 취재하러 갔다가 `낯선 이들’을 차에 태우게 됐다. 씨름 종목에 출전한 아들을 응원하러 마산에서 온 부모였다. 이들은 “아침에 광천동 터미널에서 경기장에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황당한 일을 당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씨름 경기하는 광주공고 가자고 했는데. 택시기사 아저씨가 길을 모를 일이 없는데 학교를 못 찾은 건지 이 학교, 저 학교 갔다가 계속 아니어서 결국 택시에서 내려 버렸어요.”
이들은 “그 다음에 탄 택시 기사분은 친절하고 좋던데, 이런 분도 있고 저런 분도 있지만 미꾸라지 한마리가 물을 흐린다고 광주 이미지가 좀 그랬어요”라고 말했다.
전국체전에 앞서 시는 기초질서 지키기를 독려하며 자치구별로 캠페인을 벌이게 하고 포상금까지 지급했다. 그런데 질서를 지키고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는 문제인가. 지금까지 쌓아온 광주의 도시문화, 지역민들의 의식은 `포장’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대구에서 온 한 선수는 “횡단보도에서 파란불이 켜져 있는데 차들이 휙 지나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고 전북에서 온 한 코치는 “불법 주정차된 차량이 많아 차가 많이 막혔다”고 말했다. 물론 “길 물어보면 잘 가르쳐주더라” “친절하다”고 말하는 선수·임원도 많았다.
굳이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끝마쳐 광주 이미지 제고’라는 구호를 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우리집’에 손님이 왔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면, 아니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만 기본적으로 있다면 `손님맞이’ `질서 지키기’는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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