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광주 지역에서 영산강호남운하 백지화를 위해 활동을 펼치겠다며 광주·전남 지역 40여 단체가 참여하는 시민행동이 출범했다. 원래 목포에서 발족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장소가 변경됐고 목포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 등 환경 관련 단체들이 발족식에 참여하지 않았다. 참여한 단체들은 대부분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였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운동방식의 의견차이 때문이었다.
“새만금, 천성산 문제. 사실 결과적으로 시민운동이 패배했다. 운하 문제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우리의 운동이 달라져야 한다.”
발족준비 간담회에서 한 환경단체 활동가는 “운하 대응이 시민운동의 재도약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었다.
‘시민운동의 위기’라는 말이 종종 나온다. 명망가와 활동가 중심, 성명서 발표·집회 등 변화없는 방식으로 인해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판도 있다.
취재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목포·나주 영산포 지역민들은 운하가 미칠 생태계 영향에 대해 모르거나,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시민사회단체가 성명서 발표하고 기자회견하고 정부에 대응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운하를 추진하려는 쪽은 계속 그들의 논리를 펼칠 것이고 낙후된 것보다는 개발되는 게 더 낫다고 주민들은 생각할 수 있다. 도농 격차로 인한 농촌의 몰락을 경험하고 있는 그들이다.
시민행동 발족식은 한 건물에서 열렸다. 단체 소속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일반 시민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취재기자들만이 연신 카메라를 들이댔을 뿐이다.
대구 앞산에 터널을 뚫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느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은 일반 시민들이고 ‘한반도대운하반대시민연합’이라는 모임도 마찬가지다. 단체들의 현장중심 걸음은 더뎌졌을지 모르나 진보를 향한 열정으로 넘치는 시민들은 많아지고 있다. ‘영산강운하백지화광주전남시민행동’이 진정으로 ‘광주전남 시민중심’으로 나갈 수 있길 바란다. su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