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둘 중 하나다.

러시아 언론이 터무니 없는 기사를 내보냈거나 광주시가 시민들을 현혹했던 것 중 하나다.

201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광주가 얻은 득표수 얘기다.

시는 U대회 유치전에 뛰어든 뒤 줄곧 개최 가능성이 있다며 시민들의 마음을 잔뜩 부풀렸다. 지역기업들로부터 59억 원의 후원금도 받았다. 유치에 실패했지만 짧은 기간의 노력에 비교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도 내렸다.

시가 ‘양치기 소년’이 될 처지에 놓였다.

후보 도시별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아 영원히 묻혀 있을 것만 같았던 내용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

러시아 관영통신이 지난 1일 ‘카잔이 27표 중 20표를 얻어 완벽한 승리를 했다’고 보도한 내용이 본보 보도<6월25일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려진 것이다. 이 보도대로라면 광주는 기껏해야 5표 안팎의 표밖에 얻지 못했다는 결론이다. 시가 지금까지 U대회와 관련해 언급했던 내용이 모두 ‘사탕발림’이 되는 셈이다.

시는 펄쩍 뛰었다. 광주의 득표수는 알지 못하지만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다’는 것이 정설로 러시아 언론의 보도는 ‘완전 오보’라며 격앙했다. 하지만 이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구체적 증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개최에 실패한 마당에 몇표를 얻었느냐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U대회 유치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시민과의 공감대 부족이었다. 소통도 부족했던 마당에 이번에는 행정에 대한 신뢰마저 깨질 형국에 처했다. 마땅찮아도 진실은 밝혀야 한다. U대회 재도전을 말하기 전에 시민들과 진실하게 소통하는 방법은 그것 뿐이다. bei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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