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단골메뉴로 대통령의 ‘말의 품격’을 걸고 넘어졌다.
파격적 언행이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했지만 정쟁의 불씨가 되며 5년 내내 참여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 친 이유 중 하나도 이 대통령과 ‘고소영’ 내각의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발언들이 부메랑이었다.
박광태 광주시장의 발언들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 민선4기 상반기 결산 기자회견에서 국제규모의 야구장 신축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시는 박 시장의 야구장 신축언급 후 타당성 용역을 발주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아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뜬금 없는 일이 일어났다.
박 시장이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야구장 입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1억7000여 만원의 예산이 들어갈 용역이 발주되기도 전에 특정장소를 새 야구장 부지로 지목, 어찌보면 용역결과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시는 야구장 입지에 대한 원칙적인 발언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이 한 ‘말의 무게’를 감안하면 누가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있겠는가.
이 번 말고도 박 시장의 ‘말의 가벼움’에 대한 지적은 숱하게 제기됐다.
지역 대학생들의 취업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박 시장은 노조에게 화살을 돌렸다. 지역의 강성노조 때문에 광주에 대기업이 오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청년 실업률이 높다는 것이다. 민주화운동과 강성노조 때문에 외지인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심해졌다는 말도 했다.
말꼬리를 잡고 싶지는 않다.
다만 민주·인권·평화의 도시인 광주 ‘수장’자리의 품격에 맞는 말을 듣고 싶다.
being@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