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하계 유니버스아드(U)대회 유치를 위해 광주도심을 가득 채웠던 ‘경제효과 1조5000억 원, 고용효과 3만명’이라는 펼침막이 올해는 사라졌습니다. U대회 유치의 명분 중 가장 중요한 경제·고용 효과의 홍보가 사라진 이유는 뭘까요.

광주시는 2013년 U대회 유치시 수완지구 수영장 등 7개 경기장 신설과 51개 경기장 개·보수에 2500 억여 원을 투자하는 등 막대한 경제파급효과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2015년 U대회 유치 과정에서는 경기장 신축 대신 전남도내 체육시설을 최대한 이용키로 방향이 전환됐습니다. 건설효과는 물론 고용, 지역 체육인프라 확충도 기대만큼 이뤄지기 힘들게 됐습니다. U대회 개최 당위성이 상당 부분 궤도를 벗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광주는 지금 2015년 하계U대회 유치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관공서는 물론이고 유관 단체, 기업, 학교, 은행, 병원 등 웬만한 기관에는 U대회 유치를 간절히 기원하는 펼침막이 내걸렸습니다. 지난주 U대회 실사단이 광주를 방문했을 때 시청 고위관계자가 ‘너무 따라 다니지 말라’는 핀잔까지 줬지만 언론은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쏟아냈습니다. 지역 한 방송사는 U대회 유치를 염원하는 경제 캠페인까지 방송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U대회에 광주가 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 아니 U대회 유치가 광주의 미래를 담보하는 것처럼 광주시민들을 ‘세뇌’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은 들뜸에서 벗어나 차분해져야 할 때입니다. 일방적인 목소리에 많은 것들이 묻혀졌습니다. 행정과 언론이 ‘U대회를 개최해야 지역경제가 살 수 있다’는 식으로 시민들을 현혹해서는 안됩니다.

광주의 미래와 연결해 U대회를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워야 하는지, 시민들의 냉정한 판단을 행정과 언론이 흐리게 해서는 안됩니다.

박중재 <자치부 기자> bei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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