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아 좋아합니까?” “내년엔 동방신기 부를까요?” 지난 주말 시청야외광장에서 열린 `2009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 창작곡 경연대회 시상식에서 박광태 광주시장이 관객들에게 외친 말이다. 인기 대중가수들의 이름에 청소년들은 열광했고, 음악 관계자들과 몇몇 경연대회 출연자들은 당황했다.
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은 `청소년 음악 인재 양성’과 `음악 열정 발휘’를 목적으로 열리는 축제다. 인기 대중가수들의 무대는 덤으로 즐기는 행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날 박 시장은 경연대회 수상팀들이 무대 위에 있는 상황에서 인기 대중가수들의 이름을 외치며 청소년들을 열광 시켰다. 이 순간 축제의 주객은 바뀌었다.
10대 청소년들이 인기 가수들에게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솔직히 샤이니와 2AM, 태군이 오지 않았다면 이날 페스티벌에 그렇게 많은 이들이 몰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축제의 본 행사인 경연대회 뮤지션들 앞에서 박 시장이 대중가수들의 이름만 외친 것은 경솔한 행동이었다. 행사의 본 목적인 `창작’은 뒤로 밀리고, 인기 가수를 미끼 삼아 흥행성만 각인시키고 말았기 때문이다.
청소년음악페스티벌은 4년간 그렇게 진행돼 왔다. 때문에 매년 행사때마다 `경연 무대보다 인기 대중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압도해, 주객이 전도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다보니 페스티벌을 통해 발굴된 뮤지션들에 대한 지원과 양성은 관심조차 없었다. 일회성 시상으로 잊혀지는 존재들이 돼 버린 것이다.
언제까지 청소년 음악축제를 이렇게 진행할 것인가? “`애들아! 인기 가수 불러왔으니 광장에서 소리나 질러라’며 대중가수 관람무대로 격하시킬 것이냐”는 거다.
물론 대중가수들의 공연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주가 되면 안된다. 행사를 주관한 광주시의 수장이 청소년 음악축제 활성화에 재를 뿌리는 존재가 돼선 곤란하지 않겠는가.
강련경 <생활부 기자> vovo@gjdream.com
